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즉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나 응급구조사를 탑승하지 않았다면 의료과실에 해당한다는 판결이다.
대법원은 최근 A의료원의 과실을 인정,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들에게 3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환자는 2008년 경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해 G대학병원에서 관상동맥조영술과 경피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바 있다.
환자는 2012년 1월 어머니의 진료를 위해 A의료원을 방문했다가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면서 바닥에 구토를 했고, 구역질 증상을 보였다.
이에 A의료원 의사가 응급실에서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한 결과 심전도상 응급혈관중재술이 필요한 전층심근경색 소견을 보였다.
그러나 A의료원은 혈전억제제를 투여하는 것 외에 응급 혈관중재술을 시행할 형편이 되지 않았고, 환자를 치료한 바 있는 G대학병원으로 전원하기로 하고 B구급센터에 환자를 이송해 달라고 의뢰했다.
당시 A의료원은 환자 이송업을 목적으로 하는 B구급센터와 특수구급차 임대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이에 B구급센터 직원은 환자와 환자 보호자만 태우고 B대학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환자는 대학병원 도착 당시 심정지 상태였고, 심폐소생술, 에피네프린 정맥주사 등을 했지만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그러자 유족들은 "A의료원이 환자를 이송할 때 심폐소생술을 즉시 할 수 있는 의료진이나 응급구조사를 동승시켰다면 충분히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응급구조사 동승 안시킨 과실"
법원도 A의료원과 B구급센터의 과실을 인정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2심 판결을 통해 "A의료원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이송수단을 제공하거나 알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법원은 "그럼에도 A의료원은 응급구조사가 탑승했는지 여부, 환자에게 필요한 자동제세동기가 갖춰진 특수구급차인지 전혀 확인한 바 없다"면서 "이는 응급의료법에서 정한 응급환자의 안전한 이송에 필요한 의료기구와 인력을 제공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잘못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법원은 B구급센터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구급차 운영자는 A의료원이 아니라 B구급센터라고 보는 게 타당하며, B구급센터를 단순히 A의료원의 이행보조자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나아가 B구급센터는 응급환자를 이송함에 있어 구급차에 의사나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를 탑승시켜야 함에도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실제로 환자를 이송 받은 B대학병원에서도 환자에 대해 제세동 및 심페소생술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는데, 이러한 조치는 응급의료법에서 정한 응급처치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 사건 이송 도중부터 시행될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역시 최근 2심 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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