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부터 1000명 늘리는 방안을 19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대안 발표 배경과 실제 수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정부 내부적으로 최근까지 300~500명 선에서 의대정원 확대안을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안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줄었던 351명을 늘리는 내용, 2안은 512명을 늘려 의대정원을 357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이다.
의대정원 증원이 불가피할 상황일 경우 1안은 보수적인 대안으로 의대정원 문제를 정부와 논의 중인 대한의사협회 입장에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며 2안도 실현가능성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내놓은 의대정원 확대법안도 512명과 근사한 600명 확대가 내용의 골자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1000명 단위의 인상안은 의료계를 포함해 정치권에서도 예상 밖의 수치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1000명 이상 정원 확대는 의료계와의 합의가 어려울 뿐더러, 이를 강행했을 시 의사파업 등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300~500명 수준에서 논의되다 갑자기 1000명 이상 증원 소식은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봤을 때 매우 의외"라며 "의료계와의 합의를 뒷전으로 미루더라도 정원을 파격적으로 늘릴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계 정치권 인사는 "기존에 언급되던 확대 정원 수 보다 파격적이고 정부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수치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어떻게 보면 '1000명 단위'로 정원을 확대하다는 것은 구체적인 수치라기 보단 상징성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16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임기 내 의대정원을 최대 3000명까지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면서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선 말만 무성한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오는 19일 의대정원 확대 방안 발표에선 구체적인 '정원 수'는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수 확대를 통해 지역필수의료 붕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은 확실히하면서도 의료계와의 협의의 여지를 남겨 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의대정원 1000명 혹은 3000명 증원' 등 발언은 의사 수 확대를 위해 윤석열 정부가 '국면쇄신'을 위해 선언적으로 던진 메시지일 확률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실제 정책은 정원 확대에 따른 '의대 교육의 질'이나 '의사인력 수급 추계' 등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축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평가는 바닥 수준이다. 16일 기준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34% 수준으로 지난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하면서 일주일 만에 3.7%p가 급락했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얼마나 용산 대통령실과 당의 변화, 쇄신에 속도가 나는 지가 관건인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파격적인 의대정원 확대' 카드가 등장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야당 복지위 관계자는 "일단 기대 이상의 파격적인 수치를 던져놓고 이후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실현가능한 정원을 다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협 입장에서도 1000명에서 500명만 줄여도 면이 살고 정부도 어쨌든 지난 정부에서 막혔던 의대정원 확대를 이뤄냈다는 성과를 가져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의료계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무리하게 의대정원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라며 "의료계와 협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어 최종 확정안이 나올 때까지 강력한 반대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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