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의료기기 전원을 켤 수 있다고 해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세계의사회(WMA) 오트마 클로이버 사무총장이 한국에서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한 말이다.
세계의사회 오트마 클로이버 사무총장은 1일 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단호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세계의사회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현대의료기기의 기능이 자동화되고 있는데, 단순히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다고 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의료기기를 통해 정확한 증상을 포착할 수 있어야 하고, 언제, 어떤 기기를 어느 시점에서 사용할지, 그리고 결괏값을 어떻게 해석할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자동화된 의료기기의 전원을 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10여년간의 의대와 전문의 과정을 통해 의료기기 결괏값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환자에게 중요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또 그는 "한국 정부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비즈니스로 접근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의료기기를 조작하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 건강한 선택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오트마 클로이버 사무총장은 단순히 의료기기 전원을 켜는 정도의 역량이 필요하다면 장기간에 걸친 교육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환자는 과학에 기반해 현대의료기기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의사에게 가야한다"면서 "한의대 교육의 70%가 의대와 유사하다고 하지만 현대의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100% 교육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만약 한의사가 현대의학과 동일한 진단과 치료를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냥 의사면허를 따면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 정부 당국이 한의사협회가 했던 의료기기(초음파 골밀도 측정) 시연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이는 정부가 환자의 건강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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