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1인 중환자실은 환자 감염관리, 집중 치료, 프라이버시 존중 등 여러 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료진 이동 동선이 늘어나고 환자를 한눈에 볼 수 없는 불편한 점이 있어, 의료인력 충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인 중환자실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병원인 세종충남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의사 및 간호사들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24일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1인 중환자실의 장점과 단점, 개선점 3가지를 묻는 이번 주관식 설문에는 3개 병원 의사 및 간호사 50여명이 응답했다.
1인 중환자실 장점 '감염관리' '환자 집중치료'
의료진은 1인 중환자실의 장점으로 '환자들의 감염관리'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응답자는 “1인실 체계에서 치료를 하다 보니 감염관리에서 위험한 환자를 격리하고 감염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온전히 한 명의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데도 좋다"라며 "환자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며, 보다 조용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환자가 회복에 집중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환자가 다른 환자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보통 의료진이 동시다발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환자를 방해하거나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 많지만, 1인 중환자실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응답자는 “다른 환자의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의료진이 분주하게 처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인실 구조 덕분에 환자가 동요되거나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의료진 근무 환경의 쾌적함도 있었다. 간호사 응답자는 “1인 중환자실을 갖추면서 첨단 의료 장비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최신식 시설에서 근무하게 됐다. 간호사로서 보다 전문적이고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또한 “조용한 환경에서 환자와 대화하며 적극적인 감정적인 돌봄과 직접적인 간호 제공이 쉽다. 환자에게 편안함을 좀 더 극대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의료진 동선 길어지고 환자 한눈에 확인하지 못해 불편한 점도
하지만 1인 중환자실을 운영하면서 어려움이나 불편함도 뒤따랐다. 무엇보다 의료진의 이동동선이 더 길어졌다는 데 있다. 모든 환자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실시간 대응에 오히려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응답자는 “개방형 구조일 때보다 1인실 구조에서 환자가 한눈에 보이지 않아 불안할 때가 있다. 각 병상의 문이 닫히면 환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라며 “바로 옆 환자에게 응급 처치가 필요할 경우 다시 문을 열고 나가 이동하게 되면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고 밝혔다.
또한 “호출벨이 울려도 문을 닫아놨을 때는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환자와 모니터가 한눈에 보이지 않아 알람이 울리기 전에는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간호사 응답자는 ”간호사 1명이 환자 2명만 담당하면 응급상황을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3명을 담당하면 환자를 한눈에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라고 답했다.
세종충남대병원 1인 중환자실.
환자안전과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인력 충원 전제조건
이에 따라 일선 의료진은 1인 중환자실을 운영하더라도 인력 충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답자는 "다인실은 모든 간호사가 모든 환자를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1인실은 본인 담당 환자가 아니면 다른 환자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자칫 환자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매번 개별적인 환자 대응에 집중하게 된다. 비상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호출벨이 설치돼 있더라도 호출 자체를 잊거나 놓칠 수 있다”라며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1인실 전환은 환자 중심 의료에 긍정적인 변화지만, 의료인력의 업무 부담을 고려한 시스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응답자는 "1인 중환자실은 환자에게 안정적이고 치료적인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다. 하지만 환자 안전을 위해 1인 중환자실 시설투자는 의료인력 충원과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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