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2.18 07:22최종 업데이트 20.02.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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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째 환자 방문했던 종로구 내과·외과 날벼락...강제 휴진으로 굳게 닫힌 문

"지역사회 감염 시작 우려...고령, 기저질환자는 전형적이지 않고 약한 증상 나타나 주의"

29번째 환자 방문으로 휴진한 내과의원.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29번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들른 동묘앞역 인근 서울 종로구 의원 두 곳이 일시 휴진했다. 경기 부천, 평택 광주광역시 등에 이어 서울에서 휴진한 의원급 의료기관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가 17일 발표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29번째 환자가 종로구 신중호내과를 간 시간은 2월 5일 2시 50분, 7일 오후 2시 20분 두 차례다. 

또한 29번째 환자가 종로구 강북서울외과의원을 간 시간은 2월 5일 오후 3시 20분, 8일 오전 11시 30분, 10일 오전 9시 50분, 11일 오전 11시, 12일 오전 10시 50분, 15일 오전 11시 등 6차례다. 

서울 신중호내과는 2월 21일까지 휴진하고 22일부터 정상진료를 한다고 공지했다. 일부 환자들이 계단에 올라 휴진을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강북서울외과도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관계로 2월 17일부터 3월 1일까지 2주간 휴진한다고 밝혔다.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안내문을 부착하고 엘리베이터 해당 층을 아예 막아놔 환자들이 올라가진 못했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르면 확진환자가 방문한 시설은 소독을 하고 다음날까지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즉, 이틀만 휴업을 하면 되는 것이다. 당시 접촉자가 자가격리를 한다면 다른 직원들에게 맡기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의원은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료진이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 사실상 잠복기인 2주동안 강제 휴진을 할 수밖에 없다. 
 
29번쨰 환자 방문으로 휴진한 외과의원. 

이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코로나특별위원회와 만나 29,30번 환자가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 시작이라고 우려하고, 의료기관 손실 보상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부의 손실보상책은 정부가 병·의원에 확진자가 방문하거나 매출액 15% 감소 등으로 불가피하게 근로일수의 20% 이상 휴업 조치를 하는 사업주에게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다. 직원 1명당 하루 상한액 6만6000원씩 180일까지 지원 가능하며 인건비의 2분의 1에서 3분의 2까지 지원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메르스 때 보면 일선 의료기관은 강제로 휴진을 해야 하는 데다 환자들이 방문을 꺼려 환자수를 회복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의료기관에 손실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환자가 또 다시 일선 병·의원에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의사환자(의심환자)의 사례정의를 개편해 폐렴 의심환자에게 검사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추가적인 사례정의 개편으로 코로나19를 의심하고 검사해볼 수 있는 환자를 원인 불명 폐렴 등으로 확대할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개원가에 해외 방문력이 없고 호흡기 증상이 없는 환자가 닥치면 코로나19로 의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실제로 종로구 내과와 외과 모두 코로나19를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일단 해외방문력과 호흡기 증상이 없더라도 고령이나 기저질환자에게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이 나타난 임상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우한대 중난병원 연구팀은 1월 한달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138명의 임상 증상을 관찰한 논문을 7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했다. 복통, 설사, 식욕부진, 메스꺼움 등 비정형적인 임상 증상이 발생한 코로나19 환자가 대량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관련기사="신종코로나, 복통 설사 식욕부진 메스꺼움 등 비정형적 증상으로 의심 안하다가 대량 감염 주의"

고대구로병원 감염 내과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유튜브에서 “일반적인 감염자라면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화되고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발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비전형적이거나 약한 증상이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령이나 면역저하자라면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증상보다 기저질환의 방아쇠를 당기는 임상 증상이 나올 수 있다. 개원가에서는 환자 병력이나 진찰을 세심하게 하고 필요하면 엑스레이를 찍어 의심해봐야 한다"라며 "29번, 30번 환자로 인해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고 본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한층 강화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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