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8.24 06:19최종 업데이트 17.08.24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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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약사 식약처장의 '내로남불'

전 처장은 현정부 탓, 현 처장은 직원 탓

 
KBS 캡처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국민 건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약사 출신 전현직 식약처장들의 '남탓' 행태가 성난 민심에 연일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식약처가 살충제가 함유된 계란을 먹어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발표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식약처는 22일 계란이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됐다고 하더라도 영유아가 하루 24개, 성인이 126개 먹어도 인체에 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의사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살충제 계란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학계에 보고된 게 없어 성급하게 위해성이 없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식약처의 발표가 되레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자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들, 특히 야당은 류영진 식약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은 "류영진 식약처장은 총리가 살충제 계란 파동의 혼선을 질책하자 짜증을 냈다고 표현하고,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 안전을 책임지지 못할 수장이라면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식약처가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이라고 하더라도 하루 126개까지 먹어도 별 문제 없다고 했는데 류영진 처장이 그 말에 책임질 수 있느냐"면서 "정부가 기준치를 정해놓고 이를 초과하면 먹지 말라고 해야지 먹어도 된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새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면서 "그러나 저는 전정부의 책임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며 정치적 논쟁을 자제했다.
 
사진: 김상희 의원실 제공

이에 전직 식약처장이자 약사 출신인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화답하고 나섰다.
 
김승희 의원은 "전정부 탓을 할 게 아니라 사태를 수습하고 촘촘한 대책을 세울 때"라면서 "김상희 의원의 발언에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승희 의원은 16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문재인 정부가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면서 "현 정부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지만 들여다보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의 이 발언은 곧바로 역풍을 맞았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2015년 11월 17일 정부는 계란 및 알가공품 안전관리 대책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후 연기됐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우병우였고, 식약처장은 현 김승희 의원이었다.
 
2015년 이미 계란의 생산, 유통 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개선책을 강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3일 김영록 현 농림부 자관, 김재수·이동필 전 농림부 장관, 류영진 현 식약처장, 손문기·김승희 전 식약처장 등 6명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를 의식한 듯 김승희 의원은 이날 살충제 계란보다 공공제약사 설립안 등에 대한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2015년 논란이 된 바 있는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 문제를 꺼집어 내면서 김승희 의원은 다시한번 궁지에 몰렸다.
 
김승희 전 식약처장은 2년 전 이엽우피소의 부작용 논란과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의 질의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22일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뿐만 아니라 백수오도 독성이 있다는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김상희 의원은 "2년 전 당시 식약처장은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밝혔지만 독성검사 결과 열수추출물 방식에서도 독성이 확인됐다"면서 "식약처는 2년 전 안전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행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현 식약처장이 과거 식약처 잘못에 대해서도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지만 김승희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한편 류영진 식약처장은 살충제 계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직원탓을 하다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류 처장은 "그동안 직원들이 살충제 계란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박인숙 의원은 "왜 본인의 잘못을 남에게 돌리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식약처장은 나처럼 약국을 운영하면서 한길을 걸어왔다"면서도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 자리에 앉아있다. 그래서 억울하느냐"고 꼬집었다.

#식약처 # 김승희 # 류영진 # 살충제 계란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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