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7.31 05:34최종 업데이트 16.01.25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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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벌제·의사 직접조제 제한 '합헌'

헌재 결정…사무장병원 개설 원장들도 '허탈'




리베이트 쌍벌제, 의사의 직접 조제 범위 제한, 사무장병원 개설원장에 대한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등이 모두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30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리베이트 쌍벌제를 규정한 의료법 제23조의2 제1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
 
전의총은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리베이트 쌍벌제 규정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하자 재차 위헌소원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리베이트 쌍벌제를 규정한 의료법 제23조 2 제1항은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판매촉진 목적이란 제공자 측의 주관적 의사가 아니라 수수가 금지되는 경제적 이익의 성격이 '의약품 채택 대가'라는 의미이므로 법원과 일반인이 경험칙 등에 따라 객관적으로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의약품 판매자가 구입자인 의료인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부당한 판매촉진의 목적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면 판매촉진 목적이 부당한 이익의 의미를 구체화한 것에 불과해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헌재는 "리베이트 쌍벌제로 인해 의료인 등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 국민 건강 보호,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등의 공익이 커 법익균형성을 충족하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헌재는 의약품의 경우 환자의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의료인이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판매자와 거래를 성사시키는 구조여서 그 거래에 개입할 필요성이 높아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했다.

전의총은 “의약품 리베이트 비용을 약가에 반영하는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보건복지부이기 때문에 의료인의 리베이트 수수를 금지한 의료법 제23조2 제1항은 입법될 필요가 없었던 법 조항”이라며 위헌판결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헌법재판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름다운강산병원 홍수희 원장(좌에서 네번째)은 지난 1월 토론회에서 약사법상 '의사의 직접조제 제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사의 직접 조제를 제한한 약사법 규정 역시 합헌 결정을 받았다.
 
부산의 아름다운강산병원(원장 홍수희)은 2007년 7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간호사와 같은 무자격자들이 약사를 대신해 입원환자가 복용할 약을 조제하다가 약사법 위반, 사기죄로 기소돼 2013년 대법원에서 2000만원 벌금형이 확정됐다.
 
여기에다 무자격자 조제에 따른 약값과 조제료 17억 6천여만원을 포함해 23억원 환수에 이어 115억원 과징금 처분이 예고된 상태다.
  
이에 대해 강산병원은 "약사법 규정은 의사의 관리·감독 아래에 있기 때문에 약화사고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입원환자에 대해서도 조제의 전 과정을 의사가 직접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과도하게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산병원은 "의료법상 의료행위는 의사가 직접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지도·감독 아래 일부를 간호사에게 맡길 수 있는데, 의료행위의 일종인 조제행위에 대해서는 의사가 직접 담당하도록 해 의료법상 의사의 진료권 내지 간호사의 진료보조권과 모순·충돌된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가 조제 보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약사법은 의약분업에도 불구하고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경우 '자신이 직접 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의사의 '직접 조제'의 의미와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헌재는 "의약분업의 예외를 인정한 취지를 살리면서도 약사 이외의 사람이 조제를 담당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약화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사로 하여금 조제를 직접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재는 "의사가 손수 의약품을 조제한 것에 준한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의 지휘·감독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간호사의 보조를 받아 의약품을 조제하는 것이 허용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침해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무장병원 개설 원장에게 부당이득금을 환수하도록 한 구 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 역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선고됐다.
 
현행 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은 사무장병원 개설원장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운영자에 대해서도 부당이득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들 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사무장병원 개설 명의자인 의사에게 부당이득금 환수 처분이 내려졌다.

헌재는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제한되어 있고, 의료인이 사무장에게 고용되거나 면허대여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며, 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자는 개설명의자인 의료인인 점을 고려할 때, 부당이득 징수처분의 대상은 의료인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고 합헌 결정 취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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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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