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0.24 21:21최종 업데이트 18.10.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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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 “인계점 아니라서 닥터헬기 못뜨고 무전기 없어 메신저 사용”

[2018 국감] 국감 참고인 출석 ‘이국종 교수’, 외상센터 고충 토로

사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야간에 수술방을 따로 차릴 수가 없어 헬기 안에서 환자를 보기도 한다. 무전기도 없어 소리를 지르면서 간신히 소통하고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다. 이것이 말이 되는 상황인가”

2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김승희 의원 요청)한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는 열악한 국내 의료 현실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달 전남 여수 해상종합훈련 중 57세 해경승무원이 양묘기에 다리가 끼어 허벅지를 절단하게 돼 119‧전남 외상센터 소속 닥터헬기‧해경 서해지방청 헬기 3대를 요청했으나, 적시에 헬기 이송이 되지 않아 결국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 닥터헬기 부두가 허가받은 인계 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륙하지 못해 중증환자 이송이 지연된 것이다.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닥터헬기는 인계점을 정해놓고 해당 자리가 아니면 이착륙 하지 않는다. 이게 문제다”라며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하늘을 나는 닥터헬기’를 홍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해경 승무원이 사망했다. 일반 환자들은 오죽하겠는가. 응급환자 이송 시 닥터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의원실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국종 교수는 닥터헬기가 정해진 인계점에만 도달할 수 있다는 이론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국종 교수는 “제가 런던에 있었을 당시 인계점이라는 것이 없었다. 인계점이 중요하지만 해당 부분에만 착륙할 수 있다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헬기가 주택가 한복판에도 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인계점은 공터, 경기장 등 소방대원 협동과 경찰의 도움으로 고속도로에 멈출 수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중증외상센터의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현 의료시스템의 문제점 해결을 약속했다.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은 “박능후 장관이 국민청원에 답변하면서 외상센터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다”라며 “실제로 수가항목이 신설되고 의사인건비 지원금이 늘어났다. 현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국종 교수는 “병원에서는 외상센터를 운영해도 남는 게 없다고 한다. 바뀐 게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올해 2월, 복지부 업무보고때 권역외상센터 헬기 이착륙 시설이 부족하고 임계점 문제를 지적했다”라며 “당시 총리실 통해 체계적 정비하겠다고 하고 8개월이 지났다. 지금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 교수는 “진전이 없다”라며 “복지부 장관님의 진정성에 대해서 의심하지는 않지만 중간관리자급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소방안전본부에서 결단을 내리고 지시를 하겠지만 문제는 중간관리자들이 사고에 대한 위험성, 불이익 등 이런 저런 이유로 막고 있는 듯 하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협조를 충실히 해서 소방안전본부와 해경, 육군항공대 등이 벽 없이 같이 (업무를) 할 수 있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병원들이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바로 옆 일본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경우) 간호사 인력이 3분의 1이다”라며 “최고의 대학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일반병동의 경우 간호사 1명이 12명에서 많게는 20명의 환자를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주 52시간 근무를 막자는 것이 아니다. 이 정책을 시행하려면 보건의료인력을 더 많이 뽑을 수 있는 인력 충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간관리자 잘못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달라는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의 질의에는 “논란이 될 수 있어 특정인에 대해서 말하지 않겠다”라며 “헬리콥터를 이용해 중증환자를 보는 프로젝트로 전임 전임 대통령을 뵌 적이 있다. 당시 문제 해결을 요청하자 중간관리자들은 다른 사람 핑계를 댔다. 한국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역외상센터 # 이국종 교수

윤영채 기자 (ycyoo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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