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의대생 인턴기자들의 체험기- 메디블록 EMR '닥터팔레트'
올해 초 70년만에 처음으로 의사 국가시험에 컴퓨터 시험이 전면 도입됐다. 의대생들은 학교에서 책으로 된 교과서를 구입하지 않고 태블릿과 노트북을 활용해 강의를 듣는 환경에 익숙하다. 코로나19 원격수업도 늘어나면서 컴퓨터로 진행하는 학업에 더욱 익숙할 수밖에 없다. 이런 IT트렌드에 익숙한 의대생들이 아직 진료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 나온 EMR을 써보면 어떤 느낌을 가질까. 메디게이트뉴스 의대생 인턴기자들이 직접 EMR을 사용해보고 체험기를 작성했다. 다수의 EMR회사 중에서 의사가 CEO로 있는 에이치디정션과 메디블록이 의대생들의 체험을 흔쾌히 허락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정지연 인턴기자 경상의대 예2] 겨울방학 기간 중 의대생 인턴기자 활동의 일환으로 메디블록에 방문했다. 환자 중심의 의료 정보 플랫폼을 지향하는 회사인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원증명(DID), 모바일 의료 여권인 메디패스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클라우드 EMR인 닥터팔레트를 출시했다.
의대생 기자들은 이은솔 대표(영상의학과 전문의)로부터 메디블록에 대한 소개를 들은 다음 닥터팔레트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새로운 방식의 EMR 서비스에 얼마나 빨리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회사측은 10일~1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37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22)’에서도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메디블록 한형수 고객경험관리 책임은 "닥터팔레트는 의원급을 타깃으로 하면서 직원들과 의사 간 협업을 용이하게 만드는 툴(tool)"이라며 "기존의 수직적인 오더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소통의 부재를 닥터팔레트만의 장점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무, 수납, 진료, 처방 등 원내 모든 시스템에서 정보가 단절되는 게 아니라, 환자 기록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정보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메디블록은 다른 회사와는 달리 웹 기반으로 운영되는 EMR이라는 장점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기존에 사용되는 EMR부터 최근까지 개발된 것까지 대부분의 EMR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메디블록은 별도의 설치가 필요없이 웹 기반으로 그 서비스가 제공된다. 사용하는 모니터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곧바로 다른 모니터나 태블릿 등으로 기기를 교체한 다음 이용 가능하다.
그리고 나서 닥터팔레트의 의약품(아이템)을 등록하는 메뉴부터 둘러봤는데, ‘처방아이템’ 페이지를 통해 아이템의 검색이 가능했다. 의약품 아이템의 정식 명칭과 청구코드가 심평원에서 지정된 것을 따라 정확하게 기재돼 있었다.
의료기관이 주사제, 보습 로션 등의 비급여 아이템을 필요로 할 때 사용자 아이템 코너에서 입력하면 손쉽게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실제 많은 병의원에서 비급여 항목을 많이 사용한다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런 손쉬운 입력과 활용은 비급여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진료 상황에서 환자에게 처방할 때는 일일이 아이템을 작성하지 않고도 청구코드를 복사하는 방식으로 바로 처방할 수 있다.
다음에는 실제로 의료기관에 환자가 내원했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순서대로 EMR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봤다. 회사가 내세운 닥터팔레트만의 장점은 바로 프로그램 자체에 DUR(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별도의 설치 과정이 필요한 다른 일부 회사와 달리 닥터팔레트는 DUR을 포함하고 있고 최신으로 업데이트된다. 의사가 의약품 처방 시 문제점이 있는지 점검할 때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진료에 도움이 되는 부가적인 기능들도 있었다. 가장 획기적인 기능으로는 사진을 촬영해 업로드하는 기능으로, 현재 닥터팔레트를 이용하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알려져잇었다. 휴대폰 앱을 이용해 환자의 상태와 관련한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면 바로 EMR에 반영돼 사진이 실시간으로 첨부됐다. 환자 상태가 복잡해 글을 통해서만 파악하기 어렵다면 사진을 통해 실제 환자의 상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동일한 환자의 재진의 경우에도 사진을 참고한다면 의사가 환자 상태를 곧바로 파악해 진료하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덜 수 있도록 했다.
병원 운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특징도 있었다. 기존 방법대로라면 원내 직원들이 환자 정보를 일일이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으나, 닥터팔레트에서는 처음 환자를 등록하는 과정에서부터 환자의 유형을 나눠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사가 환자를 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도움을 주도록 했다.
다만 닥터팔레트는 웹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특히, 휴대폰 앱으로 사진을 찍어 업로드한다는 점은 장점인 동시에 양날의 검으로 해킹 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 책임은 "결코 닥터팔레트가 보안에 취약하다고 볼 수 없는 상태다"라며 "특히 병의원 서버 하나에 모든 것을 다 집중하던 기존의 EMR에 비해서는 오히려 웹 기반의 클라우드 방식이 랜섬웨어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덜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 하더라도 보안 문제는 계속해서 회사가 고민해나가야 할 문제다"라며 "추가적으로 현재는 OTP 이중 인증, IP 제한 등의 조건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내 직원들 간의 협력을 강조하다 보면 의사의 차트나 진료기록에 대해 직원이 접근해 환자의 정보를 유출하거나 악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랐다. 이는 현재 직군 관리를 통해 차트, 진료기록 등에 대한 권한을 직군별로 설정해 해결이 가능하도록 했다다.
닥터팔레트는 지난해 말 출시 이후 여러 의원에서 도입을 시작했으며, 1차 타깃은 소아청소년과다. 이외에도 피부과, 비뇨의학과 등 여러 비급여 진료과에서 그 편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 책임은 "닥터팔레트가 일부 과와 1차 의료기관에 대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추후 2, 3차 의료기관에도 EMR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EMR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중심의 의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가 자신의 의료 정보에 대해서 주체성을 가지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미래 세대의 의료"라며 "그런 생태계로 도약하는 데 닥터팔레트가 하나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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