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20 07:56최종 업데이트 26.01.2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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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비아그라와 같다"…환자 직접 판매로의 전환 등 GLP-1 비만약 시장 전망은

[JPM] 릴리·노보, 환자 직접 판매 채널의 중요성 강조…화이자, 2028년 초 비만 시장 진입 기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최근 몇 년간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기존 의약품 대비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GIP/GLP-1 수용체 이중작용제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 매출이 출시 4년만에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추월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물에 등극했으며, 릴리는 제약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지난해 릴리에 밀려 다소 주춤했지만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주사제에 이어 경구제로도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를 놓지 않고 있으며, 화이자(Pfizer) 역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처방·보험 중심 유통 구조를 넘어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모델과 연구개발 전략 등,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 빅파마들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비전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릴리, 비만 및 관련 합병증 치료 새로운 시대 열 4가지 변화 조명

릴리 데이비드 릭스 (David A. Ricks)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JPM에서 '비만 및 관련 합병증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이 새로운 시대를 ▲단일 승인 제품에서 확장된 적응증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의약품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던 것에서 전 세계 출시 및 광범위한 접근성으로 전환 ▲접근성 장벽에서 보장 범위 확대로 전환 ▲환자 직접 판매(DTP)로의 전환으로 규정했다.

릴리는 현재 마운자로(Mounjaro) 및 젭바운드(Zepbound)로 판매 중인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 외에도 허가 심사 중인 올포글리프론(orforglipron), 개발 중인 엘로랄린타이드(eloralintide),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 브레니파타이드(brenipatide) 등을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다.

6개 임상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며, 인크레틴과 아밀린, 신규 타깃을 포함해 34개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다. 이러한 후보물질들은 비만과 당뇨병은 물론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 통증, 심혈관, 신장, 간 질환을 비롯해 신경과학과 염증 분야에서도 연구되고 있다.

특히 경구용 GLP-1 제제인 올포글리프론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했으며, 국가우선순위 바우처(NPV)를 통해 올해 2분기 안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릴리는 JPM에서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가격인 하루 5달러 수준(월 150달러)에 올포글리프론을 제공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미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했으며, 미국 승인 이후 가능한 빠르게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시도되는 형태는 아니지만 해외 시장에서 환자 직접 판매 플랫폼을 통해 비보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릴리 다이렉트(Lilly Direct)를 통해 이미 100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았으며, 올해 플로우, 결제 과정, 기반 기술 개선을 계획 중이다.

노보, 상업적 실행 강화에 집중…"아직 치료 받지 않은 8500만 명 남아있다"

노보 역시 소비자 직접 판매에 관심이 높다. 노보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Maziar Mike Doustdar) CEO는 JPM에서 2026년 세 가지 우선 과제로 ▲신제품 출시 및 환자 직접 판매를 통한 상업적 실행 강화 ▲파이프라인 진척 ▲필요한 곳에 투자하면서 재무 규율 유지를 제시했다.

노보는 최초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티드)에 이어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로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으나, 지난해 경쟁사인 릴리에게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에 올해는 상업적 실행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두스트다르 CEO는 "비만 분야에서 GLP-1 제제가 기존 의약품보다 소비자 사업에 더 가깝게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환자 직접 판매 및 현금 결제 채널 활용에 숙달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직접 판매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접근법을 통한 GLP-1 공급 확대가 노보의 방향 전환에 핵심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1월 초 출시한 최초의 비만 치료용 경구용 GLP-1 약물인 위고비 정제와 같은 혁신을 통해 비만 시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두스트다르 CEO는 "현재 우리는 평가받고 있다"면서 "우리와 릴리 간 얼마나 많은 환자가 전환되고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임을 간과해서는 안 되지만, 우리와 릴리를 합쳐도 1000만~1500만 명 환자에 불과하다. 나머지 8500만 명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 측면에서 당뇨병 및 비만 치료 연구는 만성 콩팥병(CKD), 심혈관 질환,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등 인접 치료 분야로의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노보는 해당 질환들에 대한 약물 연구를 지속하되, 앞으로는 새로운 적응증에 서둘러 뛰어들기 보다는 당뇨병과 비만을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 했다.

화이자, 2028년 초 출시 목표…"하키 스틱 형태 성장으로 최대 점유율 도달 희망"

화이자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CEO는 "멧세라(Metsera) 인수에 이어 중국 기업으로부터 경구용 GLP-1을 확보한 것은 올해를 매우 경쟁력 있는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화이자는 멧세라 인수 경쟁에서 노보를 제치고 98억 달러 선금을 제시하며 인수에 성공했다.

불라 CEO는 멧세라의 주1회 투여하는 후보물질의 데이터를 올해 안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4개월간 매주 용량을 증량한 뒤 월간 투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초장기 지속형 아밀린과 GLP-1의 병용 투여 결과도 발표된다. 멧세라가 발표한 아밀린 단독요법 데이터에서 아밀린은 내약성이 매우 우수했는데, GLP-1 계열 약물의 약점이 바로 내약성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아밀린과 GLP-1의 병용 데이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초장기 지속형 GLP-1의 경우 올해 3상 임상 10건을 시작할 예정이다. 불라 CEO는 "실제로 10건 중 첫 번째 연구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시작됐다. 논란이 많았던 인수합병이 완료된 지 불과 4~5주 만에 멧세라 팀과의 통합 및 협업을 통해 초기 계획보다 앞서 3상을 시작할 수 있게 돼 매우 인상적인 성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나머지 9건 임상시험을 시작해 2028년 MET097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불라 CEO는 "가능하면 2028년 중 후반보다는 초반에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면서 "또한 우리의 상업적 역량을 바탕으로 출시 시점에 전통적인 단계적 성장(ramp-up)이 아닌, 훨씬 가파른 하키 스틱 형태의 성장(hockey stick ramp-up)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시장 점유율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불라 CEO는 "비만 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2030년까지 15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비아그라와 비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비아그라는 출시 당시 사람들이 보험 적용 여부와 상관없이 자비로 구매하려는 첫 번째 약물이었다. 비만 치료제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멧세라는 우리에게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초장기 작용형 아밀린과 GLP-1, 경구용 포트폴리오, 펩타이드 형태의 GIP 수용체까지 모든 것들이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면서 "내약성 및 체중 감량 개선 측면에서 아밀린, GLP-1, GIP의 병용요법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경구용 저분자 GLP-1 약물을 중국 기업에서 인수한 이유도 바로 조합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시장 규모는 클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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