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13 19:40최종 업데이트 21.07.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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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재활치료에 인생 바친 여의사 이미경, 제9회 성천상 수상

전국에 한 명뿐인 장애인 복지관 상근의사, 보장된 안락한 삶 대신 헌신 택해

이미경 재활전문의.
장애인의 재활치료를 위해 일평생 헌신해온 이미경씨가 제9회 성천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JW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9회 성천상 수상자로 이미경(만 63세)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성천상은 국내 최초 수액제 개발과 필수의약품 공급을 통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음지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인류 복지 증진에 공헌한 참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미경씨는 의사로서 안정된 삶 대신 33년 동안 장애인들의 재활치료를 위한 희생과 봉사의 길을 걸으면서 생명존중의 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성천상을 받게 됐다.

1984년 가톨릭의과대학을 졸업한 이미경 씨는 '조건 때문에 필요한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곳에서 인술을 펼치고 싶다'라는 신념 아래 재활의학과 전공의로 진로를 택하고 1988년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상임의사로 부임했다.

당시 국내에서 재활의학은 생소한 비인기 전공분야였다. 특히 장애인에게 의료 치료뿐만 아니라 교육, 직업, 사회심리 등 전인(全人)적 재활치료까지 지원 하는 장애인 복지관 상임의사는 이미경씨가 유일했다. 현재까지도 장애인 복지관에서 상근하는 의사는 이씨 한 명뿐이다.

이미경 씨는 복지관 근무 첫 해 의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특수교사, 임상심리사, 직업재활사 등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접근하는 장애인 '전인 재활 시스템'을 정립했다.

1992년에는 국내 소아 재활치료 환경의 한계를 느껴 미국 연수를 떠났다. 1997년 복지관에 복귀한 그녀는 발달장애 진단시점부터 발달 향상을 위해 치료적 개입을 하는 '초영역 영유아 조기개입' 모델을 국내 처음으로 보급했다.

특히 1998년에는 발달장애 아동들의 감각통합기능을 개선시켜주는 치료를 선보였다. 이 치료법은 현재 전국 주요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뇌성마비 조기 진단법인 ‘보이타 진단법’도 2005년 확대 보급했다.

또 장애재활 관련 도서(스노젤렌, 우리아이 왜 이럴까?)를 발간했으며 국내 최초로 '장애 예방 비디오'를 제작해 총 1만1500부를 재활기관에 배포하는 등 국내 장애인 재활의학 발전에 크게 일조했다. 이밖에 700여 명의 의대생 대상 전인재활 임상실습을 지도하는 등 후학 양성에도 기여했다.

이미경씨는 2018년 정년퇴임 후에도 복지관의 요청과 본인의 소명으로 현재까지 촉탁의사로 상근하며 장애인의 의료복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의료제도의 사각지대에 있어 올바른 진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인을 일평생 돌보며 재활의료의 선구자적 길을 걸어온 이미경 씨의 삶이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부합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시상식은 오는 8월19일 JW중외제약 본사(서울 서초동)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은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현 JW중외제약)를 창업한 뒤 '국민 건강에 필요한 의약품이라면 반드시 생산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1959년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수액제를 국산화하는 등 국내 치료 의약품 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데 평생을 바친 제약인이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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