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1.29 09:17최종 업데이트 22.01.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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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박경선 입원전담전문의 "부캐 일러스트레이터로 본캐 활동 힘 받는다"

삼진제약 18회 사랑나눔 의사사진 공모전 '최고작품상' 수상…뇌병변 환아에 기부금 전달

'삼진제약 사랑나눔 의사사진 공모전' 최고작품상을 수상한 고려대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경선 입원전담전문의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삼진제약은 최근 ESG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사회공헌활동 '삼진제약 사랑나눔 의사사진 공모전'을 개최했다. 제18회를 맞은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본캐는 의사, 내 부캐를 소개합니다'였다. 

본캐는 본캐릭터라는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로 원래 가지고 있는 직업, 주로 하는 일을 뜻한다. 부캐는 부캐릭터라는 뜻으로 부가적으로 하는 일을 말한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해 10월 5일부터 12월 5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응모를 받았고 전시 또한 동시 진행됐다. 매년 역대 최고의 참가 접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8회 역시 전국 각지의 의사들이 총 872개의 작품을 출품하면서 성황을 이뤘다.

다양한 부캐 소개 작품 중 고려대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경선 입원전담전문의가 제출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 사진에 최고작품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본지는 박경선 전문의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캐, 부캐 활동을 자세하게 듣고 공모전 참여 계기와 수상 소감 등을 들어봤다.

-우선 본캐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전공의를 수료한 후 2014년 전임의로 일해왔으며, 지난 2018년 현재 일하고 있는 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로 왔습니다. 여기에서 5년간 일하고 있는 일은 입원전담전문의입니다. 해당 직능 발전과 환자 만족도·치료 질 향상을 위해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연구회원으로서 본사업으로의 정착과 제도 발전에 기여하고자 근무에 대한 노하우와 정보를 적극적으로 교환 중입니다.

-본캐도 상당히 독특한 이력입니다. 입원전담전문의로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에는 생긴지 얼마 안 된 제도지만 그 취지와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힙니다. 처음 시범사업부터 참여해왔고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나가는 추세입니다. 초창기에는 주치의, 전공의의 연장이라는 비판도 있었고 불안정한 채용과 야간근무 스위칭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제도의 전제는 환자 치료 질 향상인 만큼 제도 정착을 위해 연구회에서도, 개인적으로도 노력 중입니다. 

환자를 잘 보는 게 최우선인 만큼, 그간 병원에서의 근무와 전공공부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환자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한 이후 5~10년 후에는 단순히 환자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임상자료(리얼월드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술연구에 참여해 제도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부캐로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소개하는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언제부터 그림을 접했고, 그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의사라는 본캐 활동을 시작하기 한참 전인 초등학생 때부터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전자도구를 활용해 독학으로 일러스트 공부했고, 20대 초반에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취미로 이어온 작품을 게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련 전까지는 한달에 1번 작품을 완성했으나 전공의 때부터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중단해야 했습니다. 최근 출퇴근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고 주5일 근무인 입원전담전문의를 시작하면서 온라인 강좌 등을 통해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랑나눔 사진전에 출품한 작품은 언제, 어떤 연유로 찍었는지 궁금합니다. 또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봄에 온라인 강좌를 등록하면서 만든 작품을 찍은 사진입니다. 새로운 기법을 배우면서 실습자료를 올리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 때 찍어둔 사진이 있어 공모전에 게재하게 됐습니다. 작품사진은 다양하지만 가장 최근의 사진을 올려야 겠다는 생각에 해당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공모전 참여는 매우 우연한 계기로 커뮤니티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공모전 안내를 봤고, 좋은 취지에서 하는 사업인만큼 선뜻 참여했습니다. 또 저의 오랜 기간의 취미인 부캐활동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보통 일러스트 작품을 완성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 소요되는지, 본캐 활동이 바빠지면 부캐 활동이 소홀해지기도 하는지 궁금합니다.

프로작가들처럼 세밀하게 높은 완성도를 갖추기는 어렵지만, 보통 3~4시간에 걸쳐 작품을 완성합니다. 그러나 본캐인 의사활동도 있고 집에서는 육아도 해야 하기 때문에 3~4시간 온전히 집중할 여력은 없습니다. 10분~30분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하면서 작품을 완성하는 편이며, 미완성 작품도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로 인해 본캐와 부캐를 병행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부캐 활동으로 인한 긍정적인 점과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부캐활동 병행 시 긍정적인 점은 단연코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어렵고 골치 아픈 일들도 그림을 그리면서 리프레쉬할 수 있습니다. 본캐 일의 능률도 높이고 정신건강에도 좋지만, 단점은 아무래도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부캐의 스킬 향상을 원하지만 더디게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습니다.

-혹시 부캐활동을 더 발전시켜 일러스트레이터로의 정식 데뷔도 생각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데뷔를 꿈꾸신다면 언제쯤 정식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최근 웹소설, 웹툰 시장이 매우 커졌고 의사, 변호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부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저 역시 여력만 된다면 데뷔를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제2의 직업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희 매체에도 만화를 통해 다양한 의료계 소식을 전달해주시는 의사 칼럼리스트가 계십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게 된다면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는지요? 

메디칼아티스트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는 의사생활과는 분리된 내용들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화려한 인물이나 공상만화(판타지)적 요소가 많은 장식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이런 분야를 좋아했으며, 스토리는 어떻게 짤지 차차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아직까지 의학적인 부분은 스토리가 짜기 어려워 도전해보지 않았지만 만약 컨셉을 제안받는다면 시도는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쌓인 적립금 500만원은 지난해 12월 16일 밀알복지재단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뇌병변을 환아에게 기부금으로 전달됐습니다. 기부금을 받는 환아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오랜 기간 병마와 싸우면서 병원에만 있다보면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치료를 잘 받고 힘내서 이겨냈으면 합니다. 저의 부캐 소개를 통해 조금이라도 환아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또 이번에 처음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작품을 많이 제출할수록 기부금도 증가하며, 수상자도 참여가 가능하고 중복으로도 제출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취지가 좋은만큼 다음 공모전 때도 주제에 맞는 사진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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