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6.09 06:38최종 업데이트 22.06.0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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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수 신임 KAMC 이사장 “성적만 보는 의대 선발 시스템 이젠 개선할 때”

“다양한 계층‧지역 대표할 수 있는 의대 만들어야…생명의 소중함과 필수의료 가치 교육도 확대"

지난 6월 1일 취임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제8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신찬수 교수(서울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가 성적만을 주요 지표가 되고 있는 기존의 의대생 선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성적이라는 단일한 선발 기준을 넘어 다양성이 존중되는 의과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비대면 온라인 교육의 장점도 경험했지만 온라인 교육의 한계도 명확했다는 게 신 이사장의 견해다. 이 때문에 그는 기존 대면 교육의 장점을 살리면서 온라인 교육에서의 편리성을 더하는 방향으로의 의대 교육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신찬수 이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던 의대생 선발 기준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공개했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의전원 입학이나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기존 의과대학들의 선발 과정도 덩달아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신 이사장은 "의대생 선발 기준은 국내 40개 의과대학이 각자 기준을 만들고 중앙 지침에도 따라야하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내용"이라면서도 현재 성적이나 표창장 수와 같은 스펙만을 보고 학생을 뽑는 기준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현재 성적순으로 커트라인이 결정되는 선발 기준에서 사회의 다양한 이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의과대학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이사장은 "물론 교과 영역 혹은 비교과 영역에서 어떻게 점수를 채점하고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는 각 대학의 철학에 맡겨야 하는 영역이다. 그러나 성적순으로 상위 0.01% 혹은 강남의 사교육 엘리트만 뽑는 기준은 대한민국 전체 국민을 대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와 사회, 지역 등 다양한 측면에서 소외계층을 배려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서울대에서도 기회균등선발이라고 소외 지역 혹은 집단에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런 학생들도 의사가 돼야 도서·산간지역이나 소외계층의 환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차원에서 해결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는 점도 밝혔다. 신 이사장은 "현재 의대는 강남 8학군 아이들만 지원을 하다 보니 점수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고 학교에 따라 변별력도 어떤 과목에 중점을 두는지 정도에 그친다"며 "입시단계에서부터 다양성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을 협회에서 계속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찬수 이사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의대 교육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코로나19 초창기엔 온라인 교육이 새로운 교육 시스템으로 각광 받았지만 현재는 오히려 여러 한계로 인해 대면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신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나 줌 토론 등을 하면서 교육 혁신을 매우 앞당겼다는 평가가 많았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교육에 더해 VR(가상현실)이나 AR(증강현실) 등을 이용한 교육도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비대면 교육의 한계도 뚜렷했다. 기술혁신이나 테크놀로지 발전에 의한 교육 변화는 계속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의대교육도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다. 면대면 접촉에 의한 교육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과 이런 부분에서 기술의 한계가 아직은 명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신찬수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Q. 요즘 의대생들 사이에서 기피과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의과대학에서부터 해당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

많은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사실 학생들이 교수보다 현실에 더 민감하다. 사람의 목숨이 소중하고 이를 살리는 것이 의사의 덕목이라는 가르침도 과거 얘기다. 개인적으론 학생들이 금전적인 문제만으로 일부과를 기피한다고 보진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대학에선 사람의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필수의료에 대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 특히 소신껏 의대 지원 때부터 이런 부분에서 준비가 된 학생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Q. 서울의대 학장 시절부터 의사 과학자 양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대한 의견은 아직 비슷한가?  

그렇다. 이미 정부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키는 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특정 의과대학이나 카이스트 등에서 해결할 수 없다. 우리도 미국 국립보건원(NIH)처럼 국가 차원에서 의사 연구자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때이고 앞으로 국가가 적극 투자해야 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왜 우리나라는 백신을 만들지 못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이런 사회 분위기를 기반으로 의사 과학자를 대폭 양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KAMC에선 이와 관련한 정책 개발 역할을 할 계획이다.    

Q. 최근 의사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분위기에 대해선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이미 전임 한희철 이사장님 때부터 의대생 교육 과정에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방향의 논의가 시작됐다. 기존에 기초 교육과 임상 교육으로 나눠져 있던 두 분류에서 헬스 시스템 사이언스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 구체적인 정책 과제가 이미 수행 중이고 향후 완성단계가 되면 각 대학으로 확산시켜 학생들에게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교육을 가르치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신임 이사장으로서 포부와 향후 계획이 있다면?

우리 협회가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한 것에 비해 의료계 내부에서 존재감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있다. KAMC가 의대생 교육 외에도 다양한 연구, 사회봉사, 정책 개발 등 역할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활동 폭을 더 넓히면서 협회의 정체성을 바로 잡고 위상 제고에 힘쓸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너무 학부 교육에만 매몰되다 보니 대학원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다. 대학원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의사 과학자 양성에도 자연스럽게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본다. 정부가 교육 관련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좋은 정책적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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