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22 07:38최종 업데이트 22.03.2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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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2년 호흡기전담클리닉, 86%가 유지 원하지만 인력·수가·시설 모두 '난항'

시설·장비 확충만으로 지원금 1억원 소진…인센티브·가건물 법률 지원 등 보상 필요

하남시에서 실행 중인 호흡기전담클리닉의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한 의료기관의 86.8%가 운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세 의원급 의료기관일수록 현실적으로 인력과 수가 문제로 인해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지 않은 곳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시설이 가건물인 경우가 많아 유지 비용과 법률적 허가 등 풀어가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대체적 만족도 높지만 수익·보상 측면에선 '글쎄'

국립중앙의료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8일 '코로나19 이후 호흡기전담클리닉 활용방안' 보건복지부 위부용역 위탁연구를 공개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코로나 유행 상황에서 의료전달체계에 적절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진료 기능 회복을 위해 설치·운영된 시스템이다. 지역 내 호흡기·발열 환자에게 안전한 일차 의료를 제공하고 의료기관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감염차단 설비 및 물리적 공간을 활용해 동선을 분리하는 등 교차 감염의 위험을 줄였다 점이 특징이다. 

현재 복지부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고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안에 들어와 감기처럼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는 내부 컨센서스가 이뤄진 상황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 현황. 사진=코로나19 이후 호흡기전담클리닉 활용방안 연구


연구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전국에 533개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운영 중이다. 보건소에서 144개, 의원급이 86개, 병원이 139개, 종합병원에서 164개가 운영되고 있다. 1개월 평균 환자 수는 1387명으로 병원급이 평균 33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의원이 평균 902명, 종합병원이 766명, 보건소가 671명 순이었다. 

총 내원 환자의 68.7%가 급성 호흡기 질환과 발열로 내원했다. 코로나 검사를 위해 내원한 빈도는 19%이며 기타 만성 호흡기계 상하기도 질환으로 내원한 경우는 4.7%, 그 외 상병명이 7.6%를 차지했다. 

만족도는 대체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수익이나 보상 측면에선 비교적 만족도가 낮았다. 

운영 의료기관 입장에서 호흡기 발열 환자의 원활하고 안전한 진료라는 목적에 대해서는 평균 만족도가 7.07(10점 만점)로 만족도가 높았고 86.8%가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지속 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수익에 도움이 되는지(5.99), 보상이 적절한지(5.29)에 대해선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의원급에서 예산·인력 부족 심각…임시 가건물 많아 장기 유지 어려워

2년간의 시행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도 발견됐다. 특히 예산과 인력 부족, 설치 공간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시설과 장비 확충만으로 지원금 1억원 대부분을 소진해 자체적으로 예산을 추가로 소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예산 부족으로 인해 필요한 장비 또한 충분히 구비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 

설치 공간 문제는 개원가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를 처음 설치할 때부터 인근 상권, 시민의 반대가 많아 가건물을 설치한 의료기관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임시 허가를 받아 장기적으로 유지가 어렵고 추가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며 냉난방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기존 건물을 개조한 경우도 유지 및 보수 의무로 인한 부담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치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환자들 사이에서 인식도 좋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대기 공간이 부족해 호흡기전담클리닉에 대한 낙인효과로 기존 환자들의 이탈이 있거나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존재를 모르고 내원한 호흡기, 발열 증상자가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안내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인력과 수가 문제도 드러났다. 우선 인력 문제의 경우 기존 인력의 업무 과부하 및 신규 인력 구인난으로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의료기관이 많았고 확진 환자 내원시에 기타 시설과 동일하게 격리 등이 이뤄져 의료 인력의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수가는 내원자가 많고 규모가 큰 기관에선 청구 측면에 어려움이 없고 현 수가에 만족했으나 그렇지 않은 소규모의 의원급에서는 청구 방식이 어렵고 시간과 인력의 소모에 비해 수가가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한 위험수당과 소모품 등 유지비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답변도 나왔다. 

인센티브·가건물 법률 지원 등 현실적 도움 필요…재택치료 등 역할 확대도
 
사진=코로나19 이후 호흡기전담클리닉 활용방안 연구

연구팀은 우선 재택치료 환자가 늘어나면서 향후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역할도 확대돼야 한다고 봤다. 

연구팀은 "외래 클리닉에서 환자 선별과 병원을 연게하는 기존 역할은 큰 차이가 없으나 재택치료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또한 기존 선별진료소와 차별성을 위해 영상 등의 검사 장비를 추가로 구비하고 자체 코로나 검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택치료 참여를 위한 필요한 지원으론 92.6%(224명)이 인력보강을 꼽았으며 운영정보 제공 등 행정지원이 74.8%(181명), 수가확대가 60.7%(147명)순으로 나타났다. 종별에 따라 재택치료 참여를 위한 필요한 지원을 비교한 결과, 의원은 행정적 지원과 수가 확대가 88.6%로 가장 높았고 의원을 제외한 모든 의료기관에선 인력보강이 91.1%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시설 유지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와 추가적인 경제적 지원, 심평원 의료정보 이용 등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구팀은 "처음부터 동선이나 공간, 공조의 분리를 염두하고 이런 시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며 "가건물의 장기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법률적 지원과 유지보수를 위한 경제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연구팀은 "디지털 의료정보 공유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기관 간 자료 전산화 및 연계, 전자의무기록 호환성 보완 등 개정도 필요하다"며 "이외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의의를 제대로 홍보해 환자들이 감염병 상황에서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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