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스틴을 빼고 썸(SERMs) 제제를 에스트로겐과 접목한 '듀아비브'가 유방암에 대한 오해로 무너진 폐경기 여성 치료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연세의대 산부인과 서석교 교수는 17일 '폐경기 치료 간담회'에서 "폐경기 치료제 '듀아비브'는 안면홍조 및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인 에스트로겐의 이점을 살리면서도 유방‧자궁에 자극을 주지 않아 부작용 없이 오래 복용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폐경기 여성 치료에는 프로게스틴+에스트로겐 조합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 조합이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2002년 미국 여성건강조사(WHI)의 발표 이후 폐경기 환자들이 호르몬 치료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추가 연구 결과, 유방암의 원인은 프로게스틴에만 있었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에선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프로게스틴과의 병합요법에선 유방밀도를 증가시켰다.
높은 유방밀도는 유방암의 방사선학적 진단을 저해해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프로게스틴으로 인한 자궁출혈 발생률도 60%에 달해 환자 중 68%가 복용 후 1년 안에 출혈 때문에 치료를 중단했다.
문제는 에스트로겐과 유방암이 상관없다는 진실은 묻힌 채, 유방암 논란 자체만 대서특필 되면서 환자들이 치료를 기피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날 고려의대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는 "논란 이후 50대 여성의 호르몬 치료가 60% 감소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폐경기 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 첫 폐경 후 10년 안에 여성의 전생애에서 일어나는 골 소실의 절반이 일어나 골다공증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또 폐경기 여성은 갑작스러운 안면홍조와 발한을 일으키며, 폐경기의 심혈관계 변화는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여성호르몬이 이런 걸 막는 역할을 했는데 소실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폐경 이후 여성의 성인병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라고 환기시켰다.
화이자의 '듀아비브'는 말썽을 일으키는 프로게스테론을 뺐다.
그 대신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인 '바제독시펜'을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에 더했다.
에스트로겐은 골다공증, 안면홍조 등 폐경기 증상을 치료하는 역할을 하는데, 바제독시펜과 만나 '티섹(TSEC)'이라는 새로운 복합체를 만들어 냈다.
서석교 교수는 "티섹은 유방 및 자궁에서는 여성호르몬을 억제(antagonist)하고, 뼈에서는 여성호르몬 기능을 그대로 갖는(agonist) 이론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안면홍조, 골다공증을 막으면서 자궁내막 증식 및 유방암을 예방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듀아비브는 임상(자궁을 적출하지 않은 40~75세 폐경 환자 3397명 대상) 결과 자궁내막 증식 발생률이 1% 미만이라는 것을 입증, 자궁내막 증식을 막는 프로게스틴의 역할을 보완했다.
또 자궁을 적출하지 않은 40~65세 폐경 여성 9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유방밀도와 유방압통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자궁출혈 발생률도 에스트로겐/MPA 결합제제 보다 낮았다.
서 교수는 "유방압통과 부정출혈이 호르몬 치료를 끊게 하는 가장 큰 이유 였는데 듀아비브는 유방밀도를 높이지 않으면서 출혈을 줄여 오래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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