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싸움은 의약품 안전성과 전혀 상관없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왜 저러는지 본질을 봐야 한다."(식약처 생물제제과 연구관)
보툴리눔톡신 시술 좀 한다는 피부-성형외과 원장도, 싸움의 원인 제품을 허가한 식약처도 관심없어 하는 난상 싸움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바로 메디톡스가 싸움을 걸고, 대웅제약이 받아치면서 진흙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 논란 얘기다.
보툴리눔톡신은 피부탄력 강화에 사용하는 보톡스의 주성분으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모두 이 제제의 개발사다.
싸움은 메디톡스가 먼저 걸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균주를 토양에서, 휴젤은 '보툴렉스'의 균주를 통조림에서 발견했다고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는데, 자연상태에서 균주가 발견되기란 힘들다는 게 메디톡스의 주장이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자신(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쳤다는 의혹을 갖고 있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간담회까지 열어 자사의 보툴리눔톡신(제품명 메디톡신)의 염기 서열을 공개하며, 대웅제약뿐 아니라 휴젤,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여러 회사들이 염기 서열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대웅제약은 "기업의 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오히려 메디톡스 균주의 밀반입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양사가 서로의 의견을 반박하며 보내는 보도자료도 하루 2~3건에 이른다.
이런 기사가 연일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만일 이들 주장대로 훔쳐온 균주들이라 해도 제품의 유효성‧안전성과는 아무 관련 없는 이슈다.
각 제품들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미국 FDA의 승인까지 앞두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 문제는 의약품의 본질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특허 싸움 같은 것"이라며 "소송을 통해 정리하면 될 것을 계속 언론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메디톡스가 국내 매출은 휴젤에 위협받고, 미국 시장 진출은 대웅 및 휴젤보다 늦어질 것으로 우려한 나머지, 그 동안 물밑에서 제기하던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를 반박하며, "이는 기업의 윤리성과 연관된 문제다. 미국과 독일도 균주를 한 개씩밖에 보유하고 있지 못한데, 국내에는 메디톡스, 대웅, 휴젤, 휴온스, 디스플레이 회사, 건설사 등 도대체 몇 개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가에서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 균주기원을 밝혀 의혹을 지워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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