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19일 식약처가 전문성 강화와 의사 심사위원 대폭 충원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의사 출신 강윤희 심사위원에 대해 직무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에 강력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식약처의 강 위원 중징계 처분에 따라 의협은 지난 18일 열린 제68차 상임이사회에서 식약처 전문위원회 등 참여 의사 전면 철수 및 향후 식약처 관련 위원회 불참을 의결했다. 또 각 산하단체에도 관련 현황 파악 및 의협의 결정에 동참해줄 것을 협조 요청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안전 지키려는 전문가에게 오히려 중징계 내린 식약처는 이제 의료계 협조 없이 스스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식품의약안전처가 1인 시위를 통하여 의사인력 충원과 의약품 임상시험계획 및 심사·허가 전문성 강화를 요구해 온 강윤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 종양약품과 심사위원(진단검사의학 전문의)에게 허위사실 유포, 직무상 정보 유출 등 5가지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의협은 "그동안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로서의 소신과 양심으로, 오직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가시밭길 걷기를 마다하지 않은 강윤희 심사위원의 행보에 대하여 전폭적인 지지를 보냄과 동시에 식약처에는 강 심사위원의 주장을 경청하고 수용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의협은 "식약처가 강 심사위원에 대하여 선처하고 의료계와 함께 의약품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하여 최대집 회장이 직접 식약처장과의 대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거듭된 대한의사협회의 요구와 요청을 무시한 채 결국 강 심사위원을 중징계 조치했다"고 말했다.
의협은 "대한의사협회는 식약처의 후안무치하고 적반하장 격인 이러한 조치에 대하여 강력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또한 식약처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강윤희 심사위원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철회할 때까지 대한의사협회의 전 회원에게 식약처의 각종 전문위원회에서 철수할 것과 참여 요청에 대해서 거부할 것을 권고하고 전 의료계 차원에서 향후 식약처의 어떠한 요청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와 올해의 인보사 사태 등을 통해 식약처의 의약품 안전관리 수준은 이미 그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바 있다. 그때마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이 바로 현장의 의사들이었다"며 "의사의 잘못이 아니며 오히려 의사야말로 피해자인 상황에서도 우리는 국민의 불안과 현장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기꺼이 눈 앞의 원망과 오해를 받아내기를 꺼리지 않았다. 식약처의 무성의한 조치 뒤에서 한숨 쉬며 환자를 붙잡고 설명하며 안심시켰던 것은 의사들이었다"고 말했다.
의협은 "그러나 이제 더 이상은 그 짐을 대신 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식약처는 그간 국민의 안전에 소홀했던 그 대가를 오로지 스스로 치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국민건강을 위해 의약품 임상시험 계획 및 의약품 허가 심사 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고, 의사 심사위원을 대폭 충원할 것을 식약처에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을 만큼 큰 죄인가"라며 "식약처 소속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과 안전을 위해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으로 1인 시위에 나선 양심적 내부고발자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이 국민건강을 최우선해야 하는 식약처가 할 일인가"라고 호소했다.
의협은 "식약처는 전문가의 고언을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조직기강을 내세워 오히려 징계를 내리고 의료계의 거듭된 요구를 무시함으로써 식품의약안전관리에 전문가가 필요 없다는 오만과 불통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전문가의 의견이 불필요하다면 의료계 역시 협조할 이유가 없다. 또한 식약처의 부실한 행정으로 인하여 반복되는 진료현장의 혼란 역시 의료계가 감당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책임을 묻고 국민에게 그 허와 실을 낱낱이 알려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 최대집 회장은 지난 9일 국회 앞 1인 시위 중인 강 위원을 지지 방문하고 식약처에 강 위원에 대한 징계검토를 즉각 중지할 것과 식약처 기능 재정비 및 의사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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