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10.14 06:45최종 업데이트 15.10.14 06:45

제보

천문학적 투자비 줄이는 신약개발

정확한 작용기전‧부작용 예측 기법 개발

"화학구조 이해와 영상 분석의 결합"

신약개발 과정

13~15년 동안 1조원.
 
이 익숙한 숫자는 통상 신약개발에 투자되는 비용과 시간을 일컫는 고유명사처럼 쓰인다.
 
이러한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발해도 막상 예상밖의 부작용이 발현돼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블록버스터 약물은 수없이 많다.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승범 교수가 13일 'GE헬스케어의 헬씨매지네이션' 행사에서 발표한 신약개발 기법은 약효는 더 좋으면서 부작용이 적은 미래형 신약을 개발하는 데 활용하는 '표적 단백질 확인 방법'이다.
 
기존에는 질병과 관련된 현상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을 치료제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물질이 생체 내 어떤 단백질에 작용하는지 밝히기 어려워 신약개발이 좌절되곤 했다.
 
특히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의 화학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돌출하는 사례가 많았다.
 
박 교수는 "표적 단백질의 저해제를 만드는 기존 신약개발법은 전체 단백질 네트워크의 작동을 중지시킨다"면서 "작동이 중지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부작용은 임상시험 당시에도 나타나지 않다가 이미 시장에 출시된 이후에야 발현될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승범 교수

박 교수의 새로운 신약개발법은 화학 반응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비롯한다.
 
물질의 화학적 구조와 반응의 원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다양한 구조적 변형을 시도해 개선된 효과의 신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표적단백질 추적 시스템(FITGE).
 
기존 표적 단백질 규명법과 달리 세포 안으로 직접 들어가 작살과 같은 갈고리로 낚아 채듯 표적단백질을 낚아내는 새로운 방식이다.
 
신약 후보물질에 광 반응성 물질을 결합시킨 후 세포 안에서 빛을 쪼여 표적단백질과 직접 결합하도록 만들고, 결합한 생리활성 물질은 형광 물질로 표지한다.
 
박 교수는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표적 단백질을 확인하고, 작용기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박 교수가 개발한 유기 형광물질 '서울플로어(Seoul-Fluor)'는 하나의 중심 고력으로 가시 광선 전 영역의 빛을 낼 수 있는 독창적인 형광물질이다.
 
주변의 환경에 따라 형광의 밝기가 역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으로 개발하는 데 최적의 물질이라는 설명이다.
 
서울플로어를 이용해 세포 안의 지방방울을 선택적으로 염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찾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이 방법으로 당뇨병, 퇴행성 뇌질환, 폐혈증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물질을 찾아냈고 이를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포에 약물을 바로 투입해 시험하면 효소 샘플을 따로 채취해 검사하는 불편과 부정확함을 해소하면서 독성 검증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GE헬스케어, 신약개발 원천 단계에 관여
 
이러한 세포 기반 연구에서 세포 및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를 영상으로 분석‧처리하는 이미징 작업은 신약개발의 중요한 열쇠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GE헬스케어의 영상 분석 시스템은 후보 물질을 다량의 세포에 투입하고 세포의 반응을 측정해 약효의 검증 및 독성 여부를 판단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또 단백질을 물리적‧화학적인 특성에 따라 분리해 신약개발 단계에서 특정 질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특성을 규명하기도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대부분의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이 분석 장비가 쓰이고 있다.
 
박 교수는 "세포 기반 연구에 이미징을 사용하면 여러 가지 바이오테크놀로지를 볼 수 있고, 전혀 새로운 길로 갈 수도 있게 된다"면서 "궁극적으로 1조원이 들던 신약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박승범 교수 # 표적 단백질 # 신약개발 # 제약 # GE헬스케어 # 메디게이트뉴스

송연주 기자 (yjsong@medigatenews.com)열심히 하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