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하면서 국내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으나, 대형제약사 대부분은 만성질환 등 주요 품목의 매출 확대가 이어져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일부 제약사는 R&D·소송 등 판관비 확대, 기술수출 권리 반환 등으로 큰 타격을 받으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10일 제약바이오업체들의 3분기 실적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1조클럽을 처음 입성한 셀트리온이 올해 무서운 상승세로 3분기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셀트리온은 연결기준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9.9% 증가한 5488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 2373억 3800만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37.8% 증가한 2453억원, 당기순이익도 185.84% 증가한 1701억 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큰 폭의 상승세는 코로나19 전세계 대유행 속 진단키트 수출을 비롯 유럽 바이오시밀러 수출 확대, 위탁생산 매출 증가 등에 기인한다.
지난해 1조클럽 중 가장 상위에 속했던(한국콜마 화장품 매출제외시)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에도 별다른 타격없이 빠른 성장을 이어가면서 올해도 1조 클럽에 무리 없이 안착했다.
유한양행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165억 5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6% 증가했으며, 누적 매출은 1조 1284억 65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143.1% 증가한 246억 7700만원이었으며, 당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64.5% 증가한 193억 59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등의 고른 성장과 함께 라이선스 수익의 극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영실적 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누계 수익 부분에서 라이선스수익이 290.8% 증가한 778억 7000만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측은 "포트폴리오 강화로 R&D의 가치와 역량이 향상됐으며, 기술수출에 따라 글로벌 파트너십 경험도 축적되면서 글로벌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R&D 투자와 글로벌 성과, 그리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의 트윈데믹(동시유행)이 우려되면서, 지씨플루 등 백신을 기반으로 한 GC녹십자 역시 강세를 보였다.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4.5% 증가한 4195억 8100만원이었으며, 누적 매출은 8.1% 증가한 1조 873억 8300만원으로 3분기만에 1조클럽에 안착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37.1% 증가한 507억 4200만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161.2% 증가한 634억 1400만원을 기록했다.
녹십자 측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해 4196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면서 "특히 주력인 백신 부분이 북반구 지역 수요 증가로 인해 선전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한 12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종근당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클럽에 안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5% 오른 3575억 200만원, 누계 매출액은 23.4% 오른 9634억 6800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9.5%, 133.3% 성장한 485억 3100만원, 343억 2900만원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이는 전문의약품의 높은 성장에 따른 것으로, 실제 비만치료제 큐시미아, 빈혈치료제 네스벨 등 신제품은 물론 역류성식도성 치료제 케이캡과 폐렴 백신 프리베나, 당뇨병치료제 듀비에, 관절염 치료제 이모튼 등 기존제품의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중견제약사로 꼽히는 JW중외제약와 보령제약 등도 고공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딛고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95% 증가한 1356억 600만원으로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0억 6700만원, 당기순이익은 52억 5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보령제약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로 최대 규모의 분기실적을 기록하면서, 순수익만 놓고 보면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을 따라잡았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35% 증가한 1453억 8400만원, 영업이익은 8.41% 증가한 128억 7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카나브, 듀카브, 라코르, 투베로 등 카나브패밀리의 처방 확대와 라니티딘 대체 의약품으로 거론되는 스토가의 성장, 공동 판매 중인 트루리시티와 젬자 등의 판매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회사채발행 등 금융비용이 발생하면서 당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05% 감소한 80억 8200만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역시 큰 폭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7% 성장한 2489억 2100만원이라고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51% 증가한 70억 2500만원, 당기순이익은 262.3% 증가한 11억 76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약 등의 매출 향상에 기인한다. 실제 ETC 부문은 전년 동기 1749억원에서 8% 성장한 1889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크레젯이 전년 동기대비 66.4% 성장했고 기존 주력 제품인 우루사·올메텍·가스모틴·루피어데포 등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포시가·릭시아나·넥시움 등 주요 도입품목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나보타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82억원에서 37.2% 성장한 113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소송 비용 증가 등으로 누적 실적은 적자전환을 면치 못했다.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88.3% 감소한 -34억 9700만원, 누계 순이익 역시 -137억 59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동아에스티(동아ST)는 슈가논, 모디리톤, 가스터, 주블리아 등 전문의약품(ETC)과 의료기기, 진단기기 등의 성장에도 해외 수출 감소로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0% 감소한 14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8.7% 감소한 67억원, 당기순이익 역시 79.4% 감소한 42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누계실적은 물론 3분기 실적 모두 적자전환한 것.
올해 3분기 매출은 소폭 오른 2669억 3300만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역성장하면서 각각 -322억 8200만원, -312 7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 상승에 따라 올해도 1조클럽 입성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나, 4분기까지도 적자 전환을 메꿀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허울 뿐인 명성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의 높은 수준의 적자에 대해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총 연구개발(R&D) 비용은 1867억 73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23.4%"라며 "사노피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권리 반환에 따라 공동개발 분담금 정산분 496억원을 경상개발비로 일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사노피가 지난 9월 8일 30여개국 300여개 임상센터에서 6000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해온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중단하기로 최종 확정했으며, 이에 한미약품 측은 5건의 임상 3상 자료를 모두 넘겨 받고 이중 1건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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