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2.21 06:30최종 업데이트 19.02.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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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카나비스 업종의 중심, 캐나다와 미국 시장은 어떨까

[칼럼] 허성범 캐나다 Pan Andean Minerals 대표

사진: 픽사베이

[메디게이트뉴스 허성범 칼럼니스트]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한국의 연예인들이 마약법 위반으로 언론에 잊을 만하면 거론되는 대마초의 공식명칭은 영어로 Cannabis(카나비스)이며, 마리화나라고도 불린다.

한국에서는 마리화나를 법적으로 ‘마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7년 기준 마약사범 약 9000명 가운데 1000명이 마리화나 관련 사범으로 엄격한 법의 잣대로 처벌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연말 한국 출장 중 국회에서 의료용 대마 허용 법안이 통과된 소식을  접했다. 이미 북미권과 유럽권의 적지 않은 국가에서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역사를 보면 의외스럽지 않고, 필요성에 따른 합법화 운동을 지속해온 환우및 환우 가족들을 고려하면 반가운 소식이 아닌가 한다.

필자가 살고 있는 캐나다는 2001년에 의료용 마리화나를 허용한 이후 17년만인 2018년 10월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확대 개방함으로써 남미의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이자 G7국가로는 처음으로 마리화나를 전면 허용하는 국가가 됐다.

2000년 캐나다 이민 후 20년동안 살았지만 마리화나가 전면 허용이 된 지금도 주변에 마리화나 판매소(dispensary)를 찾기는 쉽지 않다. 관심을 두지 않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게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아마 필자를 포함한 이곳 캐나다의 거의 모든 한인에게 적용되지 않을까 한다.

이런 철저한 개인적인 무관심과는 달리 캐나다 및 미국의 카나비스 시장 규모와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이곳 증권사 리포트를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최근 이곳 자본시장에서 카나비스 업종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필자는 밴쿠버에서  자원개발 관련 상장사의 경영진으로 일하고 있어 신규 상장 관련 업체들 관련 소식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된다. 자원 개발 붐의 정점인 2011년 이후 자원개발업종에 속한 절대 다수의 소형 상장사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자체 존립이 어려워진 상황이 계속되고 타업종에 속한 비상장업체와의 합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최근 3년동안 위에 언급한 활발한 합병 거래들의 가장 중심이 된 업종이 바로 카나비스 업종이다. 특히 캐나다의 신생 카나비스 기업들과 미국의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을 허용한 주가 늘어나면서 커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미국 기업들이 캐나다 증시 상장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기업 성장을 도모하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9년 1월말 기준으로 캐나다 증권 거래소에는 약 250개가 넘는 북미의 카나비스 관련 상장 업체들로 인해 'world cannabis capital'이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고 지금도 카나비스 업체들의 상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카나비스 업체 방문

이런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1월초 지인인 카나비스 상장업체 최고경영자(CEO)에게 소개받은 미국 콜로라도주의 카나비스 업체로부터 방문 제의를 받았다. 2월초 일부 경영진과 견학차 콜로라도 스프링스를 다녀왔다.

콜로라도 스프링스는 미국에서도 의료용 마리화나가 조기에 도입된 주 가운데 하나다. 간질 발작에 도움이 된다는 의료용 마리화나때문에 다른 주에서 이주해온 환우및 환우 가족 때문에 '대마 난민촌'으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미국은 허용 범위에 있어 주별 차이는 있지만 33개주가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이 중 웨스트 코스트(west coast)라 불리는 캘리포니아 및 오리건주를 포함해 콜로라도 네바다, 최근에는 동부의 메인주까지 10개주가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허용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Source: Arcview Market Research/BDS Analytics, Brewers Association, Wines & Vines, the Spirits Business, Alcohol & Tobacco Tax & Trade Bureau, Marijuana Business Daily

이렇게 시장이 확대되면서 마리화나 시장 규모도 2022년까지 약 23조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ource: Arcview Market Research/BDS Analytics, Brewers Association, Wines & Vines, the Spirits Business, Alcohol & Tobacco Tax & Trade Bureau, Marijuana Business Daily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소재한 업체인 트위드리프스(Tweedleafs) 방문은 위에 언급한 이런 시장 성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좋은 시간이 됐다.

합법화와 더불어 규제도 엄격해져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주정부로부터 허가(License)을 받은 업체들만이 진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관리와 통제가 더 효과적이고 용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허성범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Pan Andean Minerals 및 Tweedleafs 임직원

Tweedleafs는 특히 재배시설부터 제조및 유통 및 판매점까지 일관된 수직체계를 갖췄다. 이번 방문을 통해 재배과정에서 생산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 관련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유익했다.

또한 카나비스와 함께 카나비스의 추출물이자 약용성분인 카나비디올(cannabidiol, CBD)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군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어 카나비스시장의 향후 성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Tweedleafs 경영진도 CBD 사업의 성장성에 대해선 "필요한 건 시장 확산을 위한 시간뿐이다"고 말할 정도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사진: Tweedleafs의 판매점에 진열된 CBD를 이용한 제품들

얼마전 코카콜라에서 바로 신경계에 작용하지 않는 CBD 성분이 들어간 음료 개발을 언급했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는 CBD 함유물에서 CBD 함유 캔디까지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위 사진처럼 방문한 업체의 판매점(dispensary)들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성장이라는 화두의 끝에 서있는 카나비스 업종

'성장이라는 화두의 끝에 서있는 카나비스 업종'은 거주하고 있는 밴쿠버의 언론 매체에 3년전 기고한 컬럼의 제목이기도 하다. 의료용 카나비스 시장의 성장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이고, 한국과는 다른 관점에서 카나비스를 보는 저변이 넓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시장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여전히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대마초의 흡연은 불법이고 그 재배와 유통은 엄격한 통제를 받지만, 카나비스와 카나비스 산업 전체를 동일시하는 것이 아닌 유연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점이 가까이 오고 있다고 본다.

그린 러시(Green Rush)라고 불리는 카나비스 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미래 산업의 신규 먹거리가 필요한 한국의 현실에서 선택적으로 접근가능한 관련 산업 부분에 대한 지원과 육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카나비스는 미국과 캐나다 모두 온실을 통해 재배하고 있는데, 소위 스마트팜 테크놀로지가 적용될 수 있어 관련 한국 업체들의 북미 시장 진출도 적극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CBD의 뇌전증, 진통 및 피부질환에 대한 의약품 연구 개발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 장려해 볼 수 있을 수 있다. CBD 추출 장비의 개발과 고사양화도 관련 한국 업체들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미국 카나비스 업체의 방문을 통해  카나비스 업종의 성장이라는 화두는 끝나지 않는 레토릭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몇년 동안 카나비스 업종의 전방과 후방 산업 모두 성장기와 확장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며 그 과실의 의미있는 부분을 모국인 한국이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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