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치매 국가 책임제를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치매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현재 치료제로는 증상 완화에 그쳐 미충족 요구가 매우 높은 분야다.
이에 많은 제약사가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어 지난 15년 간 전 세계적으로 100개가 넘는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에 돌입했으나 FDA의 최종 허가 관문을 넘은 신약은 없었다. 여전히 다양한 후보물질이 시장 진입에 도전하고 있지만 다른 질환에 비해 실패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Jeffrey Cummings 박사팀은 '알츠하이머와 치매: 중개연구 및 임상적 개입' 9월호에 현재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파이프라인 리뷰 논문을 게재, 현재 연구 현황을 전했다.
연구팀이 올해 1월 기준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임상연구를 분석한 결과 현재 105건 알츠하이머 신약 임상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미 3상 단계에 이른 임상은 42건, 후보 약물은 28개나 됐다.
질병 조절 치료제(DMTs)가 70%가량으로 가장 많았고, 14%는 인지 증상 개선제, 13%는 신경 정신병학적 행동적 변화를 유도하는 증상 치료제였으며 나머지 2%는 메커니즘을 공개하지 았다.
질병 조절을 목표로 하는 면역치료제는 작용기전이 대부분 아밀로이드와 관련돼 있었고, 질병 조절 소분자 물질은 아밀로이드나 타우뿐 아니라 기타 기전을 가진 약물이 많았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중에서 가장 흔한 분자 계열은 BACE 억제제였는데 2상 또는 3상 중 10건이 해당했다.
연구팀은 "일부 BACE 억제제는 강력한 바이오마커 데이터를 기반으로 2상을 거치지 않고 1상에서 바로 3상에 들어가기도 했다"면서 "그래서 아직 장기간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상 대상자는 전구 단계 또는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가 각각 2만 2000명가량으로 가장 많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알츠하이머 환자가 8239명, 심각한 알츠하이머 환자도 588명 참여해 총 5만 4073명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1상에 8개, 2상 16개, 3상 5개 물질이 새로 등록됐고 2016년 파이프라인에서는 없던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 진입하기도 했는데 드물게 2상 없이 바로 3상에 들어간 약물도 있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약물을 용도 변경해 진입한 경우도 2상에 18건, 3상에 9건 있었다.
반대로 2016년 파이프라인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올해 파이프라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임상도 7건 있었다. 2018년 허가를 기대했던 프랑스 바이오텍 AB사이언스의 마시티닙도 올해 리스트에 빠졌는데, 연구팀은 개발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으로 추측했다.
국내 개발 약물로는 차바이오텍의 CB-AC-02이 리스트에 올랐다. 이 치료제는 태반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것으로 1, 2a 임상 허가를 받았고 아직 환자 모집은 오픈하지 않았다.
대화제약의 DHP1401도 현재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방약제인 산조인을 이용해 개발한 약물로 2022년 품목 허가 및 제품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망 물질들이 파이프라인에 포진해있지만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가 완전하지 않아 치료제 개발 실패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여러 환경적 불리함으로 특히 DMTs를 목표로 한 치료제 개발의 실패가 증가하는 만큼 증상 치료제도 알츠하이머 파이프라인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치매 치료제의 시급성에 비해 자금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부기관과 기업, 기업과 기업간 등 여러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이나 컨소시움 등을 통해 신약 개발 성공 기회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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