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개원 전부터 파장을 일으켰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가 17일 전격 취소됐다. 지난해 12월 5일 조건부 개설 허가가 난 이후 4개월 만이다.
녹지국제병원은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부터 국내병원 우회진출 문제 등 숱한 논란을 몰고 다녔다. 결국 ‘3개월 내 개원’ 조건을 위반한 데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근거로 허가 취소가 내려졌지만 상황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녹지그룹 측이 개설허가 취소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녹지국제병원이 위치한 제주 헬스케어타운 공사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녹지그룹 측, 허가취소 처분에 행정소송 제기 가능성 존재
현행 의료법 제64조에는 ‘개설 신고나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개설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또한 의료법 제84조는 개설허가 취소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등의 의견을 듣고 증거를 조사하는 ‘청문’ 절차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3월 26일 ‘3개월 내 개원’ 조건을 위반한 녹지국제병원을 대상으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실시했다.
청문 당시 녹지그룹 측은 진료에 필요한 인력, 시설 등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15개월 동안 허가가 지연되고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붙는 등 귀책사유가 제주도에 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녹지그룹 측은 제주도의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허가에 대해 취소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따져봤을 때 녹지그룹 측이 이번 개설허가 취소에 대해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동시에 녹지그룹 측이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활용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녹지국제병원이 한·중 자유무역협정 대상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향후 소송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사후 있을지 모르는 소송 등 법률 문제에 적극 대처하 나가겠다”고 말했다.
잠정 공사 중단 '헬스케어타운' 정상화 여부는
이번 개설허가 취소 처분으로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헬스케어타운 공사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헬스케어타운은 녹지그룹이 서귀포시 동흥동 일대 등 153만9013㎡(약 47만평) 부지에 1조 5674억원을 투자해 녹지국제병원, 휴양콘도, 호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당초 2012년 10월 착공 후 2018년에 완공하기로 했지만 사드 사태,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공사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헬스케어타운의 핵심적 요소로 꼽혀왔던 녹지국제병원이 개설허가 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공사 재개도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헬스케어타운 사업 부지 지역 내 땅을 제공했던 주민들도 사업이 중단될 경우를 우려하며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헬스케어타운 공사 재개 요청 등을 위해 최근 녹지그룹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와는 별도로 헬스케어타운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헬스케어타운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사업자인 JDC, 투자자 녹지, 승인권자인 보건복지부와 제주도 4자간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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