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유망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단순 공동연구나 기술이전을 넘어 지분투자(SI)로 경영 참여에 나서거나 판매 우선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신약 개발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일부 기업이 투자 금액의 수배, 수십배의 차익을 실현해 제약사의 바이오텍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6일 메디게이트뉴스가 주요 제약사의 바이오텍 투자 현황을 살펴본 결과 GC녹십자그룹,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이연제약, 종근당, 대웅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등이 이니바이오, 앱티스, 아이디언스, 프로젠, 에임드바이오, 제이인츠바이오, 엘리시젠, 앱클론, 이엔셀, 인벤티지랩, 입셀, 디앤디파마텍 등에 투자하며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C녹십자그룹은 보툴리눔 독소제제 기업
이니바이오 인수에 총 519억원을 투입했다. 구체적으로
GC녹십자웰빙이 400억원,
녹십자홀딩스가 119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GC녹십자웰빙은 경영권을 확보하고 혈액제제·백신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에스테틱 영역으로 넓혔다.
이니바이오는 2017년 설립된 단백질 의약품 및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개발 기업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최근 중국, 남미 등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해외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ADC 전문 기업
앱티스에 총 556억원을 투자했다. 2023년 12월 314억원을 투입해 지분 51.5%를 취득하며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이후 2024년 242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배력을 강화했다.
앱티스는 항체 변형 없이 특정 위치에 약물을 결합할 수 있는 3세대 ADC 링커 플랫폼 '앱클릭(AbClick)'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위암 및 췌장암을 타깃으로 하는 ADC 신약 후보물질 'DA-3501(구 AT-211)'의 국내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며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뿐 아니라 동아에스티는 일동제약그룹의 항암신약개발 자회사
아이디언스에 2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의 병용투여 권리를 확보했다. 동아에스티는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길항제인 면역항암제 'DA-4505' 등과 병용 임상을 추진해 항암제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다중 표적 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프로젠에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8.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혁신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협약도 맺으며, 신약개발 역량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프로젠은 단백질의 체내 반감기를 늘리고 다중 표적 타깃팅이 가능한 'NTIG'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젠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GLP-1/GLP-2 이중작용 비만·당뇨 치료제 'PG-102'로, 월 1회 주사제 및 주 1회 경구제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경구제는 미국 라니 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계약을 통해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은 항체약물접합체(ADC)·뇌질환 치료제 전문 기업
에임드바이오에도 총 40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 30억원을 투입한 뒤 지난해 1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투자 초반에는 단순 지분 투자에 그쳤으나 이후 경영참여 투자로 전환했다. 업계에 따르면 에임드바이오 상장 이후 유한양행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15~20배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임드바이오는 뇌질환 분야 전문가인 삼성서울병원 남도현 교수가 2018년 설립한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 기업으로, P-ADC 플랫폼을 통해 항체·약물 접합체 후보물질을 개발한다. 해당 플랫폼은 표적 발굴부터 항체 개발, 링커·페이로드 최적화, 전임상 검증까지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유한양행은 항암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
제이인츠바이오에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20억원, 총 40억원을 투자해 지분 14.8%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유한양행은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HER2 타깃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JIN-A04'를 총 4298억원 규모(계약금 25억원 포함)로 도입하며 제2의 렉라자 육성에도 나섰다.
이 외에도 유한양행은 최근 R&D 데이 행사를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 R&D 생태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오텍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기술을 내재화할 방침이다. 현재 유한양행은 혁신신약개발 바이오텍 28개사에 벤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바이오텍 라이센싱 계약 5건 체결, 공동연구 8건을 진행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엘리시젠(옛 뉴라클제네틱스)에 설립 초기부터 시리즈 A~C 라운드에 걸쳐 누적 약 13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13.75%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wAMD) 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 'NG101'을 공동 개발한다. NG101은 단 한 번의 투여로 장기간 효과를 내는 원샷 치료제를 목표로 한다. 아울러 이연제약은 약 3000억원을 투입한 충주공장을 통해 NG101의 전 세계 독점 생산 및 공급권을 확보해, 지분 가치 상승과 생산 매출을 동시에 달성했다.
엘리시젠은 2018년 5월 고려대 안암캠퍼스에 설립된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 전달체를 이용해 신경질환 등의 난치병에 대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종근당은
앱클론에 122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차세대 면역세포치료제 기술 확보를 위한 결정으로, 이를 통해 종근당은 앱클론의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국내 판매 우선권을 확보했다. 양사는 CAR-T 플랫폼을 활용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및 상업화에도 협력할 계획이며, 이중항체 등 차세대 항암제 공동개발에도 나선다.
앱클론은 2010년 6월 설립된 차세대 항체의약품 및 CAR-T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신규 항체 발굴 플랫폼 'NEST', CAR-T 활성화 조절 기술 'zCAR-T', 이중항체 플랫폼 '어피맵(AffiMab)'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종근당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엔셀과도 전략적 투자·공동 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엔셀은 CGT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과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 전달체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종근당은 이엔셀의 생산 기술을 활용해 CAR-T 치료제와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의 공정 개발과 임상 시료 생산에서 협력한다.
대웅제약은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 벤처
인벤티지랩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에도 나선다. 현재 양사는 남성형 탈모치료제 IVL3001의 임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사제 파이프라인의 발굴 및 제형연구, 비임상/임상 시험 진행, 해외 파트너링 등 포괄적인 공동협력을 진행한다.
인벤티지랩은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시스템 핵심 플랫폼 기술인 'IVL-PPFM'을 개발한 기업이다. 이는 탑재 약물의 다량방출 현상인 버스트(Burst)를 억제하고, 지속기간 중 약물의 혈중농도를 일정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출제어 특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웅제약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플랫폼 기업
입셀에 약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입셀은 국내 최초로 iPSC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고품질 세포주·완전 자동화 GMP 생산 설비를 구축한 기업이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hiPSC 기반의 인공 적혈구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혈액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에 나선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디앤디파마텍에 약 31억원을 투자해 지분 7.9%를 확보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단순 지분 보유를 넘어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공동개발에도 나선다.
디앤디파마텍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당뇨 비만 등 대사성 질환 치료제인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신약을 중심으로 한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디앤디파마텍은 동구바이오제약 외에도 일동제약의 투자를 받았다. 일동제약은 2021년 3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후 보유 지분을 156억원에 매각해 원금 대비 최대 5배 가까운 수익을 창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