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08 12:17최종 업데이트 24.09.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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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공의들 "가만히 있는 것 능사 아니야, 과학적 근거로 정부 더 압박해야"

전공의들 지적에 박형욱 교수, 동의하면서도 "정치적 명분 쌓아야 정책 안 뒤집혀"

대한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여해 의대증원 관련 의견을 내놓고 있는 외과 사직전공의 A씨.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더 강하게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취지의 전공의들 발언이 나왔다. 

이에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는 전공의들 발언에 동의하면서도 먼저 정치적 명분을 확실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8일 오전 대한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 참여한 외과 전공의들은 현 의대증원 사태에 대해 여러 목소리를 냈다. 

외과 사직전공의 A씨는 이날 오전 추계학술대회 젊은의사 특별세션에 참석해 "과학적 입증 책임 등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의사가 너무 과잉돼 있어 줄여야 한다는 논문도 있는데, 이런 자료를 근거로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며 "그런데 의료계에서 이런 기회를 너무 피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정부에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협의체도 의료계에서 불참하고 있다. 의사가 불통이고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대중적인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외과 3년차 사직전공의 B씨도 "의사들끼리도 뜻이 맞춰지지 않고 있다. 여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며 "정치적 명분이 필요한 것도 맞고 회의록 등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는 것도 맞지만 이번 정부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부"라며 "회의록이 있다고 했다가 폐기했다고 하는 등 말을 계속 바꾸는데 우리가 이런 부분을 더 활용해서 지적해야 한다. 이런 부분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B씨는 "지금도 빨리 돌아가서 다시 수련을 하고 싶다. 평생 바이탈에서 몸바쳐 일하고 싶은데 지금도 손이 굳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선배 의사들이 이 부분을 더 고민해주셨으면 한다. 가만히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대한의학회 부회장).


이 같은 전공의들의 지적에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대한의학회 부회장)는 동의를 표하면서도 정치적 명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정부는 의사들이 대화를 하지 않고 불통이라는 식으로 비판할 것인 뻔하다. 말한대로 의료계가 여러 지표와 자료를 더 많이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다만 정치적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일각에선 명수만 일부 줄이면 되지 않나, 의사에게 유리한 정책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그러나 모두 곁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의대증원을 일방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서명에 각서까지 썼지만 모두 뒤집었다. 정부 정책은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정치적 명분이다. 정부는 의료계가 먼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한다. 이는 의대증원이 과학적 근거 없이 이뤄졌음을 은폐하면서 책임을 의료계에 떠넘기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필수의료 실패가 시장실패가 아니라 정부 실패라는 점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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