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암연구소 연간 총 연구비 7조원 vs 韓암정복 98억원…"지속적이고 대폭적인 지원 필요"
희귀유전자 암환자 치료 소외되지 않도록 공익 연구 지원 및 국가 차원의 플랫폼 구축 절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희귀 암환자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펀드를 조성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5일 ‘희귀유전자를 가진 암환자를 위한 공익적연구 R&D 심포지엄’을 열었다.
고려의대 최윤지 교수는 "흔하게 관찰되는 암유전자보다 희귀한 암유전자의 종류가 더 많다"면서 "최근 새롭게 확인된 치료 가능한 유전자들은 대부분 매우 드물게 관찰되지만 발견하기만 하면 치료효과가 매우 좋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연세의대 김효송 교수는 "미국에서는 국립보건원(NIH)이 희귀질환에 대한 사이트를 가동하고 있다. 환자와 환자 가족, 의료인,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연구 정보와 질환의 증상이나 치료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질환별로 웹 페이지가 구성돼 있고 웹 페이지에 문의하면 정보 담당자가 답변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관리청 주도의 통계 사업 외 주요 질환과 유전자 별 레지스트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질병에 대한 치료 정보를 제공하는 등 통합 데이터베이스나 단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희귀 유전자를 가진 암환자에서는 지속적인 타겟 유전자에 대한 신약 임상연구가 유일한 대안인 만큼 정책적, 행정적 유연한 대처가 절실하다고 했다. 모든 행정적인 프로세스를 연구자가 진행하고, 연구자 스스로 문제없다는 것을 모두 증명해야하는 현재 시스템이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의대 김범석 교수는 "미국은 펀딩이나 제도적인 인프라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롯이 연구자 혼자의 몫으로 주어지는 것들이 미국은 시스템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희귀 유전성 신장암인 HLRCC를 예로 들며 "유전병의 위험성에 대해 환자나 의료진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들의 유전자 검사 및 추적이 이뤄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환자 수가 너무 적어 과학적 근거 수집이 어렵다. 진단과 치료의 모든 과정이 어렵고 실제로 국내에 HLRCC 환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백 대표는 "희귀유전암센터와 같은 국가적 차원의 플랫폼이 필요하다. 각 병원과 연계해 모든 환자들이 등록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과와 질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진단과 다학제 진료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가족까지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가 차원의 플랫폼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공익적 임상시험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플랫폼 안에서는 오프라벨이라도 지금보다 훨씬 유연한 치료와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기서 모이는 리얼월드 데이터를 분석해 우리나라만의 통계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립암센터 윤탁 교수는 국내 암정복 추진 국가지원연구비가 연간 100억원이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암정복추진 연구사업의 2021년 예산은 약 98억원, 이 중 공익적 다기관 암 임상연구에 배정된 금액은 31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2018년 사용한 총 연구비는 거의 7조원에 육박했다. 질병영역별로 나눠봤을 때 가장 많은 금액이 배정된 임상연구 부문은 1조500억원에 달했고, 가장 적은 금액이 배정된 호지킨 질환 부문에도 연구비가 153억원 투여됐다.
윤 교수는 "희귀유전자를 가진 암 환자 연구 및 치료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이고 대폭적인 암연구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NCI-MATCH, SWOG DART 연구와 같은 임상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려면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약품 공급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개개인 연구자가 제약회사와 협상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협력 및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업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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