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새로운 수장인 김용익 이사장(전 국회의원) 취임식이 2일 열린 가운데, 의료계가 김용익 이사장을 주시하고 있다.
의료계는 지난 2000년 당시 의약분업실행위원회 위원으로 '의약분업'을 이끌었던 김용익 이사장에 대해 여전히 불신과 우려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의료계와 정부 간 신뢰를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이사장이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케어를 두고 현재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김용익 이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용익 이사장 또한 2일 취임사를 통해 이사장으로서 가장 큰 임무 중 하나는 문재인 케어의 성공이라고 설명하며, "문재인 케어를 통해 급여와 수가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보건의료 공급자들의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 "모든 당사자들의 의견을 널리 수렴하고 이해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김 이사장에게 사실상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의약분업 사태로 인한 반감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의사들은 김 이사장의 취임에 반감을 표하기도 했다.
의사 A씨는 자신의 SNS를 이용해 의약분업 때와 같은 재앙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개원의 B씨는 "김용익 이사장이 문재인 케어 성공을 위해 의약분업 때와 같이 의료계를 더욱 통제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정책의 낙관적인 측면만을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의견을 내비췄다.
의료계 단체들 또한 비슷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김용익 이사장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이용민 소장은 "일단 김용익 이사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상대로 기대와 우려 두 가지가 공존한다"면서 "먼저 의료계를 잘 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현실성에 대한 판단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그러나 그만큼 의료계 약점 또한 잘 알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지금은 앞으로 시행하는 문재인 케어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문재인 케어에 대해서는 재정대책이 미비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건보재정을 담당하는 수장인 만큼 보건복지부와 함께 정책방향을 올바로 세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한의원협회 송한승 회장은 "김용익 이사장은 사실 의약분업으로 인해 의사들로부터 신뢰를 많이 잃었다. 아직도 거부감이 심한 상태"라면서 "이번 문재인 케어가 의약분업 데자뷰처럼 나타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송한승 회장은 "국민들의 보장성 강화 측면에서 문재인 케어는 대단히 좋은 정책임은 분명하지만, 현재 재정문제 등 그 과정이 매우 미비한 상황이다. 의료계가 정부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담보가 있어야한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송 회장은 "김 이사장 취임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국회의원 시절 일차의료 활성화, 원격의료 저지 등의 모습을 보이며 의료계에 대한 지식도 보여줬다. 이왕 이사장직을 맡은 만큼 의약분업으로 무너진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전했다.
한편 김용익 이사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의료계뿐 아니라 공단 내부에서도 이어졌다.
건보공단 노조는 지난달 29일 김 이사장이 임명장은 받은 날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신임 이사장'이라는 성명서를 배포해 국민을 위한 공단의 미래는 문재인 케어의 안착과 공단의 보험자역할 정상화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 노조는 "김용익 이사장 부임은 놀랄 만큼 2000년과 닮아 있다. 문재인 케어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 확립, 적정수가에 대한 공급자와 가입자의 합의 등 복잡한 이해관계의 우선순위를 풀어야 한다"면서 "또한 공단은 보험재정 관리자로서 책임에 걸맞게 지출관리를 적정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가입자의 참여와 역할은 올바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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