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위기 계속되는 상황서 자칫 과도한 행사로 회원 민심만 악화될 수 있어' 지적 나와
올해 제43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모습. 사진=대한의사협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난 12일 마무리된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가 때아닌 '초호화' 논란에 휩싸였다.
관리급여와 검체검사 위·수탁제도 개편 등으로 인해 의협에 대한 회원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호화롭게 진행된 학술대회로 인해 일반 회원들 눈쌀이 찌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올해 의협 제43차 종합학술대회는 국내 최고급 5성급 호텔에서 진행된 만큼 학술대회 개최 비용도 상당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진행된 올해 학술대회 관련 예산은 15억 357만 원으로, 가장 최근에 열린 오프라인 학술대회와 대비해도 2배 가량 많다.
지난 2019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제36차 의협 종합학술대회 예산은 8억 8640만 원이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6년간 학술대회는 온라인으로 개최됐는데, 온라인 학술대회 예산은 평균적으로 2억 정도였다.
반면 올해 학술대회는 VIP들이 참석하는 '갈라디너(저녁식사)'에 5500만 원, 초·중등학생들이 참여해 수상작을 전시한 '우리몸그리기대회'에 4500만 원 등 예산이 책정됐다. 지방 참석자들을 위해선 호텔 숙박도 지원했다.
그동안 의협 오프라인 학술대회는 보통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등에서 개최돼 왔다.
다만 올해는 7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학술대회이고, 세계의사회를 비롯해 미국, 일본의사회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만큼 장소와 프로그램, 예산 등 여러 면에서 공을 들였다는 게 의협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의료계 리더들 사이에서도 올해 학술대회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의료계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해 보일 수 있는 행사가 의협 회원 민심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최근 관리급여, 검체검사 위·수탁제도 개편 등 의료계에 불리한 제도들이 줄이어 시행되면서 회원들은 의협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비 납부율은 눈에 띄게 줄어 드는데 정작 의협 집행부는 협회 위상이라는 핑계로 초호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는 회원 민심만 악화시키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회원 정서상 맞지 않는 학술대회였다. 의료계는 여러 악법과 제도 개편으로 죽어가고 있는데 사실상 수십억 원의 회비를 들여 그들만의 파티를 즐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참석자도 전국 14만명의 의사 중 1300명 정도에 불과했다. 후원을 받는 일반학회와 달리 의협 학술대회는 회원 회비로 운영되는 만큼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