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는 지난 2010년 유럽에서 플라빅스와 아스피린 복합제 '코플라빅스'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국내 출시된 '플라빅스에이'와 달리 이중층 구조로 되어 있다.
국내 출시와의 시간 차는 바로 이 제형 구조 때문이다.
이주연 이사는 "코플라빅스를 바로 아시아에 출시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논문에서 아시아인의 위장관계 출혈이 유럽‧북미보다 많다고 밝혀졌고, 아스피린이 위장관계 출혈 위험이 있는 약물이기 때문"이라며 "고민 끝에 2012년 아시아 환자를 위한 '플라빅스에이'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인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 바로 '플라빅스에이'에 들어간 유핵정(tab-in-tab)이다.
'플라빅스에이'는 아스피린이 위에서 녹지 않도록 안쪽의 아스피린 층 위에 클로피도그렐 층을 입히는 유핵정 기술을 적용했다.
각 층마다 4번의 코팅을 하는데, 사노피는 '플라빅스에이' 개발을 위해 특수 타정기를 별도로 개발했다. 타정 과정에서 아스피린을 클로피도그렐 층의 정가운데 위치시켜 ±0.2mm의 오차 범위에 들어오도록 압력을 가하고, 오차 범위가 벗어날 경우 특수 타정기에 설치된 초고속 카메라가 발견하도록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정기 값만 해도 약 12억원으로, 일반 캡슐 제형에 생산원가가 3~4배 더 드는 이유다.
이주연 이사는 "플라빅스에이를 개발한 가장 큰 이유가 위장관계 장애 때문"이라며 "임상의들에 물어보면 속이 쓰리다는 환자들이 있어 제산제를 병용 처방하거나 약제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의사들도 아스피린과 위장관계에 대한 부분을 많이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빅스에이를 캡슐제형과 직접 비교임상한 건 아니지만,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장용코팅된 아스피린이 위를 지나 소장에서 분해되는 것을 확인,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오리지널이지만, 경쟁력 있는 약가
유핵정 기술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면, '플라빅스'와 '아스피린'의 정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것은 복용편의성과도 관련 있다.
'플라빅스에이'는 지름이 11mm로, 19mm인 제네릭 캡슐보다 작아 삼킬 때 부담이 적다.
무엇보다 '플라빅스에이'에 사용된 '플라빅스'가 오리지널 제품이고, 그럼에도 아스피린 약값을 뺀 '플라빅스'와 같은 약가를 제공했다는 것은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주연 이사는 "한국에서 제네릭이 사용돼 오긴 했지만, '플라빅스에이'의 전신인 '플라빅스'야말로 전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사용되며 많은 임상을 통해 유효성‧안전성을 입증한 약물"이라며 "이는 의사로서도 큰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사들이 처방할 때 환자의 경제적인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플라빅스에이'는 플라빅스와 동일한 약가“라며 "보통 표준치료인 이중항혈소판요법 사용을 위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각각 사용했을 때 두 제제가 동시에 보험이 되지 않는다. 하나의 약제만 보험을 받고 다른 약제를 비보험 약가로 받아야 하는데, 이중항혈소판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은 오랜 시간 처방을 받아야 하므로 약가가 환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라빅스에이는 환자의 약가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일한 약가때문에 '플라빅스'를 '플라빅스에이'로 교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상 환자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주연 이사는 "플라빅스에이 환자군이 따로 있다"면서 "복합제를 길게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중항혈소판요법 이후에는 하나의 항혈소판제를 통해 평생을 유지한다. 이 때 플라빅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10여개 병원에 '플라빅스에이' 신규 처방코드가 등록, 지금부터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는 "늦은 출시에 대한 허들은 분명히 있지만 크진 않다"면서 "제형의 장점과 환자 부담을 줄였다는 장점이 크고, 무엇보다 의사들이 오랫동안 플라빅스를 써왔기 때문에 새로운 약물 사용으로 인한 부담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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