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문봉기 교수, 취약계층과 어린이 환자 위한 기부 "누구나 마음만 있다면 참여 가능"
메디게이트뉴스는 연말연시를 맞아 이웃과 함께 하는 따뜻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의사들의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부 의사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합니다. 인터뷰 대상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서 선정했습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국내 최초의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입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와 지원을 통해 더 밝은 내일은 여는 사회지도자들의 모임입니다.
기부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나눔과 기부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이들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도 더 많은 의사들이 뜻을 모아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길 것을 당부했습니다.
기부 의사 릴레이 인터뷰
①아주대병원 문봉기 교수 “치료환경 개선되면 보다 많은 환자에게 혜택"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병원이 발전하고 치료환경이 개선돼야 보다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병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또 다른 사람에게 나눔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끌어줄 수 있다면 큰 보람이 아닐까요.”
아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봉기 교수는 지난 10일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기부 활동을 한 계기를 두고 이 같이 설명했다.
문 교수는 병원 발전을 위한 기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의료진에 대한 물품 지원, 어린이 환자 지원 활동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고 지난 2015년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가족의 입원·치료과정 보며 치료환경 개선 관심...병원 발전기금·메르스 물품 지원
문 교수는 가족의 입원, 치료과정을 지켜보며 중환자 치료 환경 개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과정에서 문 교수는 열악한 치료 환경이 환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각했고 병원 발전 기금 기부를 결심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중환자실 장비 개선과 병원 입원 환자 지원 등을 위해 10년동안 1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환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법도 있지만 치료 환경이 개선돼야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메르스 사태’는 이러한 그의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했다.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정부는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했고 아주대병원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병원은 격리병동에서 근무할 지원자를 우선 신청받았다. 지원자가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여기저기서 의료진이 격리병동 근무를 자청했다. 이에 문 교수는 큰 감명을 받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적으로 지쳐가는 의료진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했다.
그 때 번뜩 떠오른 것이 과일상자였다. 신선한 과일로 의료진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문 교수는 일주일 동안 격리병동에 과일과 음료수를 전달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메르스 환자를 치료 중인 다른 병원에서 격무로 지쳐가는 의료진을 대상으로도 존경과 응원의 메시지와 필요한 물품을 전달했다. 이외에 의료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어린이 환자 지원 지속...“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
그는 어린이 환자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문 교수는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어린이 환자를 위해 매년 10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도움을 받은 어린이 환자가 후에 또 다른 나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다.
어린이 환자에 대한 지원 활동은 문 교수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일 중 하나다. 그는 “무사히 치료를 받은 어린이 환자가 나중에 세상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마음을 전달 받길 원하는 뜻에서 시작했다. 마음으로 세상에 연결될 수 있는 고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지난 2014년 뇌수막염으로 치료 중인 한 부모 가정 자녀에게 100만원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어린이 환자를 위해 매년 100만원을 크리스마스 전후에 기부하고 있다. 그가 살아 있을 동안은 이 기부 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약정했고 이후에는 문 교수의 자녀들이 이어가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기부 활동은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개원한 그의 부인도 1억 이상 기부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30년 넘게 환자 곁에 있어온 문 교수의 기부 활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문 교수는 기부 활동을 시작하는 데 꼭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 아니며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어렵고 힘든 사람을 보고 손을 내밀어 주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기부 할 수 있다. 기부금의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냥 마음이 끌리면 지금 할 수 있는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단체에 편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꺼번에 많은 돈을 낼 필요도 없다.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하게 해도 좋고 몇 년씩 나눠서 기부해도 된다”며 “만원을 기부해도 기부하면서 살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는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부의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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