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9.20 13:27

매물부족에 대출규제까지…추석 후 '전세 고통' 본격화 우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청량산에서 바라본 동춘동과 송도국제도시에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우뚝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전세난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끝없는 상승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하반기 전세대출 규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전세 수요자들의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이후 1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은 최근 4주 연속 0.25% 올랐고, 서울도 같은 기간 0.17%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재건축 등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과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시흥시(0.59%), 안산 단원구(0.57%), 양주시(0.57%), 고양 덕양구(0.42%)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전셋값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전셋값은 지난해 7월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되면서 들썩이기 시작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월세 전환이 늘고 전세 물량은 감소하면서 전셋값 폭등을 부추겼다.
업계에선 추석 연휴 후 가을 이사철이 겹치면서 전세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입주 물량이 예년에 비해 적기 때문에 만성적인 공급부족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8~2019년 3억1000만원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1월 4억원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매달 평균 700만원 꼴로 치솟고 있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올해 하반기 전세 대출은 스퀴즈(squeeze·쥐어짜다) 할 수밖에 없다"며 "다주택자 (대출이)거나, 투기 의심 대출은 강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1년간 은행이 내줄 대출 공급 물량을 설정하는데, 상반기에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 집행되면서 목표치 관리 차원의 대출 제한이 필요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2030대를 중심으로 과도하게 전세대출을 받은 뒤 여유 자금을 투자에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대출규제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당국은 추석 이후 가계부채 관리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세부 방안들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전세대출의 경우 서민들의 주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무주택 세입자들은 지속된 매매·전세 가격 상승에 가뜩이나 불만이 커진 상황인데 대출마저 조이면 여론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이 같은 전세 불안은 내년 하반기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의 계약 만료가 내년 하반기 돌아오기 때문이다.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한번만 사용할 수 있어 한차례 연장 뒤 임대차 계약을 신규로 체결할 때는 5% 상한 없이 그동안의 인상분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 결국 현재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억제된 전셋값이 내년 8월 이후 '키맞추기'로 치솟을 수 있단 분석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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