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9.27 14:26

전셋값, 곧 안정된다 했는데…전국 중개업소 "더 오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좀처럼 안정세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전세매물 줄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난은 물론 '깡통 전세'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곧 안정될 것'이란 입장을 유지 중이지만 업계에선 전세 품귀 현상에 따른 파장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전셋값은 이달 1.59% 오르며 전월 1.07%에 비해 상승폭이 더 커졌다. 주택 유형 중 아파트는 2.09% 올라 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KB부동산 리브온은 "은평구(3.29%), 노원구(2.66%), 송파구(2.62%), 성동구(2.42%), 강서구(2.19%)가 상승했고, 하락한 지역은 없다"며 "임대차보호법 발표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전셋값 급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서울의 이달 전셋값 전망지수는 기준점인 100을 훌쩍 넘는 143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전국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전셋값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를 조사해 0~200 범위의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전셋값 전망지수는 지난 1월 118을 기록한 뒤 4월 105까지 떨어졌지만 6월 130으로 껑충 오른 뒤 매달 상승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몇개월 후 전세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전셋값이 너무 올라 서민들의 피해가 크고, 시장 안정화도 언제쯤 이뤄질 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 수도권 곳곳에선 전셋값이 매맷값에 근접하거나 뛰어넘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자칫 '깡통 전세'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용인 기흥구 창덕동 휴먼시아물푸레마을 84.98㎡(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7월1일 2억8800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는데, 지난달 26일 2억9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매맷값보다 전셋값이 200만원 더 높은 것이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에어팰리스 14.5㎡도 지난달 7월1일 1억800만원에 매매됐지만 같은 달 24일 전세계약은 1억1000만원에 체결됐다. 전셋값에서 매맷값을 빼도 200만원이 남는다.
정부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시행한 이후 전세매물이 급격히 줄어든데다 3기 신도시 등 청약대기 수요도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 과정에서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갭)가 줄어들자 일부에서는 '무갭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매맷값과 전셋값이 역전된 '깡통 주택'의 경우 추후 집값이 안정기에 들어가면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매맷값은 관망세가 짙어지며 조금씩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KB부동산 리브온 조사에서는 이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1.42% 올랐다. 상승률은 다소 축소했지만 중저가 단지가 많은 노원구(3.07%)와 은평구(2.94%), 성동구(2.64%), 도봉구(1.79%) 등이 높게 상승했고 하락한 지역은 없다.
KB부동산 리브온은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가 확대되지 않고 지난달과 유사한 수준의 상승을 보여줬다"며 "전세의 경우 상승 기대가 여전한 만큼 전세시장 안정화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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