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를 막을 단 한명의 후보, 문재인 케어를 막을 단 한번의 기회라는 각오로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나서게 됐다. 의협회장이 된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문재인 케어를 막아 의사권익을 보호하겠다.”
제40대 의협회장에 출마한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과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어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 후보는 “정부는 지난해 8월 9일 의료계와 전혀 상의 없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다. 이는 건강보험 제도 자체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심각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문재인 케어가 통과되면 (비급여가 사라져) 의원의 30~40%와 대부분의 중소병원이 도산할 수 있다”라며 “의료기관이 문재인 케어에 파생된 신포괄수가제(포괄수가제+재원일수에 따른 일당수가 가감지급)를 받아들이면서 진료 형태가 왜곡될 것이고, 초대형 병원만 생존할 것”이라고 했다.
최 후보는 “문재인 케어는 의사들의 진료 행태와 국민들의 건강보험 이용 행태를 바꿀 정도의 커다란 정책”이라며 “이를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고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최 후보는 “의료계는 문재인 케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근본적으로 건강보험 제도의 판을 바꿔야 한다”라며 “문재인 케어를 막겠다는 각오로 이번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력한 투쟁만이 문재인 케어를 막을 수 있다"
최 후보는 강력한 투쟁만이 문재인 케어를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이나 2013~2014년 의료영리화와 원격의료 반대 투쟁 등에 이어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의협회장은 13만 의사들을 대표하는 자리”라며 “첫 번째 의사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겠다. 두 번째는 의사 회원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하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이어 “투쟁하는 집행부가 여러 가지 성과를 얻었고, 향후 중장기적으로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투쟁하지 않는 집행부는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국민의 비판을 받더라도 투쟁을 강행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최 후보는 “마지막 투쟁까지 가기 전에 우선 정부 측에 우리의 전문성을 살려 합리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협상하고 요구해야 한다”라며 “공론장에서 합리적 담론이 멈추는 순간, 강력한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의료계가 대규모 집회를 한다고 할 때 전공의 준법진료 파업, 전국의사 총파업 같은 파괴적인 수단도 생각할 수 있다”라며 “이렇게 되면 표면적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국민 이익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의사들의 정당한 권익을 위한 투쟁은 일시적으로 국민에게 수많은 비판을 받는더라도 추진하겠다”라며 “강력한 투쟁을 통해 의사들의 정당한 권익을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무작정 국민 비판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민에게도 문재인 케어 반대 필요성을 알리고, 국민도 어느 정도의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최 후보는 “이번 집행부에서 문재인 케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라며 “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 중심의 의료사회학자가 추진하는 총액계약제(건강보험 재정 총액을 고정하는 것) 등의 건강보험 재정 관리 방식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등 편향적인 정치 성향이 있다는 지적에 사회 운동을 해왔을 뿐, 정치 활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 후보는 “국회를 상대로 입법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사회활동을 해온 것이며 정치활동을 해온 것은 아니다”라며 “의협회장으로 부적절한 정치 색채를 보이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캠프와 달리 행동력과 투지, 전략과 전술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제대로 된 투쟁을 하지 않으면 문재인 케어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선대위원장, 문재인 케어 저지할 리더 뽑아야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노환규 선대위원장은 “의협회장으로 최대집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올해 문재인 케어를 저지할 리더를 뽑는다는 심정으로 최 후보의 당선을 돕게 됐다”라며 “그것이 선대위원장을 선택하게 된 이유”라고 했다.
그는 “2012년 의협회장에 당선됐던 해에 포괄수가제 확대를 막기 위해 대정부 투쟁을 벌였고 안과를 비롯한 4개 진료과, 7개 질환에 대해 투쟁을 시작했지만 실패로 끝났다”라며 “문재인 케어는 그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신포괄수가제 등의 전면 확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이번에 당선되는 회장직의 임기는 1년이나 그보다 짧을 수도 있다. 문재인 케어를 진정으로 막겠다면 3년간의 임기를 채울 수가 없다”라며 “그런 각오를 가진 사람이 당선돼야 하며, 의료계가 가진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문재인 케어 반대 투쟁을 진행할 때 국민 여론 역시 전략적으로 설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00년도 의약분업 당시 의사 투쟁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2%에 불과했다. 2013년~2014년 원격의료·의료영리화 정책 반대 투쟁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39%인 가운데, 이중 20~30대 국민 지지도 50%를 넘긴 경험을 적용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회장직을 이끌어본 사람으로 의협 내부의 전면적인 구조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성공적이고 효과적인 투쟁을 하기 어렵다”라며 “의협회장을 하던 당시 대의원 개혁에 나섰다가 역풍(불신임)을 맞았고, 이런 상태에서 또 다시 회장이 바뀐다고 성공적인 투쟁을 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강력한 투쟁 의지를 가진 회장을 뽑는 것이 의협의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문재인 케어는 장기계획이 아니라 코 앞에 닥친 위기”라며 “이번 의협회장 선거는 전쟁터로 내보낼 장수를 뽑는 것이며 선거캠프는 함께 싸울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했다.
한편, 최 후보는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1972년생(만45세)이다. 전국의사총연합 조직국장과 의료혁신투쟁위원회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전의총 상임대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최 후보 지지연설은 이수섭 서울 은평구 서울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이 맡았다. 일부 의사단체 회장은 공개적인 지지연설을 하지 않고 회원 자격으로 자리 참석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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