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1.13 07:27최종 업데이트 23.11.1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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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오픈런' 의사 부족 탓? 10년간 소아과 전문의 33% 증가

바른의료연구소 "인구당 필수과 의사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 상회…필수과 이탈 막을 정당한 수가 법적 면책 필요"

자료=바른의료연구소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필수의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정원 확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인구당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 수는 지난 10년간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필수의료의 위기는 의사 부족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필수의료를 담당할 의사들이 다른 분야로 떠나도록 만드는 현행 의료시스템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바른의료연구소(바의연) 윤용선 소장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정원 확대 어젠다는 일부 의료학자들과 표 계산에 매몰된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프로파간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 증가율 대비 높은 필수과 전문의 증가율…"정당한 수가와 법적 면책 보장돼야"
 
바의연은 이날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통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민국 인구 변화와 전문의 수 변화, 필수의료 전문의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 2010년 4955만여명에서 2020년 5183만명으로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의 수는 7만3428명에서 10만3379명으로 40.8%나 늘었다.
 
소위 필수의료 과라고 불리는 내과(46.3%), 외과(13.2%), 흉부외과(14.1%), 산부인과(8.3%), 소아청소년과(26.8%), 응급의학과(145.4%) 등 역시 인구 10만명 당 전문의 수 증가율이 모두 인구증가율을 상회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윤 소장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인구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전문의 수 증가율을 기록했음에도 필수의료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배출된 상당수의 전문의들이 필수의료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현재의 필수의료 문제는 필수의료 전문의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들의 이탈이 주 원인”이라고 했다.
 
바의연은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로 의대정원을 확대해야한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관련 전문의 수 변화를 근거로 반박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 10만명 당 전문의 수는 7.3%로 줄었지만 노인성 질환의 진료와 관계된 내과(0.8%), 마취통증의학과(0.3%), 재활의학과(25.9%), 신경과(9.7%) 등의 전문의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윤 소장은 “물론 이외에도 정형외과, 신경외과, 안과 등 많은 전문과에서 노인성 질환에 대한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며 “현재 의료이용에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의료의 과잉 공급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의대정원 확대 추진' 윤석열 정부는 제2의 문재인 정부…국가 경쟁력 약화 우려
 
최근 소아과 오픈런 사태 역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이 원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15세 미만 인구 수가 지난 10년간 21% 감소하는 동안 소청과 전문의는 32.7% 증가했다. 이에 15세 미만 인구 10만명 당 소청과 전문의 수는 무려 67.9%나 늘었다.
 
윤 소장은 “소아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문제는 의사 수 문제가 아니라 의료시스템의 문제”라며 “정당한 수가와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면책이 보장돼야 한다. 필수의료 인력이 비필수 진료로 이탈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 정권이 추진하던 의대정원 확대를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제2의 문재인 정부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2중대인지 의문스럽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올바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윤 소장은 정부가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의대정원 확대와 함께 법적 처벌 부담 완화 등 패키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의대정원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 먼저 현존하는 의료시스템 상의 문제를 고친 후에도 의사가 부족하다는 합의가 있다면 논의를 해야할 부분”이라며 “(패키지로) 같이 진행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의대정원 확대가 국가 경쟁력을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바의연 정재현 기획조정실장은 “산업의 근간이 되는 이공계의 경우 정원을 채우지 못 해 난리다. 지금도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생들이 계속 이탈하는데 앞으로 N수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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