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가 승인한 신약은 5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선전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도 2개 포함됐다.
휴젤(Hugel)은 3번째 도전 끝에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Letybo)를 승인 받는 데 성공했다. 이번 승인으로 휴젤은 글로벌 3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 중국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
유한양행(Yuhan)의 렉라자(미국 제품명 Lazcluze, 성분명 레이저티닙)는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FDA 관문을 통과해 화제를 모았다.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과의 병용요법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베이진(Beigene)의 PD-1 면역관문억제제 테빔브라(Tevimbra, 성분명 티슬렐리주맙)도 오랜 기다림 끝에 미국 승인을 받았다. 원래 목표했던 시기보다 20개월이 지나 내려진 결정이다.
FDA는 2022년 승인 여부를 판가름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여행 제한으로 연기됐다. 이후 베이진은 파트너사인 노바티스(Novartis)와 결별했고, 단독으로 허가 신청을 진행했다. 테빔브라는 3월 화학요법 후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 편평세포암 치료제로 처음 허가 받았고 27일(현지시간) 식도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다.
또 다른 중국 항암 신약도 미국 승인을 거머쥐었다. 차세대 ALK 억제제로 베타 파마슈티컬스(Betta Pharmaceuticals)와 엑스커버리홀딩스(Xcovery Holdings)가 공동 개발한 엔사코브(Ensacove, 성분명 엔사티닙)는 이번 승인으로 중국 회사가 주도하는 첫 저분자 폐암 표적 치료제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인도 제약사 선 파마(Sun Pharmaceutical Industries)가 개발한 JAK 억제제 렉셀비(Leqselvi, 성분명 듀룩솔리티닙)는 중증 원형 탈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렉셀비는 JAK1과 JA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용 약물이다. 이번 승인으로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와 경쟁한다.
또한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이도르시아(Idorsia)의 고혈압 치료제 트리비오(Tryvio, 성분명 아프로시텐탄), 바실리아 파마슈티카(Basilea Pharmaceutica International)의 새로운 항생제 제브테라(Zevtera, 성분명 세프토비프롤 메도카릴)가 FDA 허가를 받았다.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Italfarmaco)의 두비자트(Duvyzat, 성분명 기비노스타트)는 유전자 돌연변이와 상관없이 모든 뒤센근이영양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획득했다.
그동안 치료제가 없었던 분야에서의 신약도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의 레즈디프라(Rezdiffra, 성분명 레스메티롬)는 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간염(MASH,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간 흉터(섬유증)이 있는 MASH 성인 환자에서 간 손상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뉴로크린 바이오사이언스(Neurocrine Biosciences)의 크레네시티(Crenessity, 성분명 크리네서폰트)는 70년만에 등장한 새로운 선천성 부신과다형성증(CAH) 치료제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희귀 중증 유전 질환인 선천성 부신 과형성 환자는 코르티솔을 충분히 생성하지 못하고 안드로겐을 지나치게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안드로겐 수치를 줄이기 위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고용량으로 투여해야 한다. 크레네시티는 과도한 부신 안드로겐 생성을 줄임으로써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의 필요성을 줄이는 데 도움 된다.
오랫동안 표준 치료로 사용돼 온 도파민 수용체가 아닌 콜린성 수용체를 표적하는 첫 조현병 치료제도 탄생했다. BMS가 10조 원이 넘는 규모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코벤피(Cobenfy, 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페슘)다. 임상시험에서 코벤피는 의미 있는 체중 증가, 추체외로 증상, 프로락틴 수치 증가, 운동 실조증 및/또는 진정 등 기존 치료제의 일반적인 부작용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의 키선라(Kisunla, 성분명 도나네맙) 역시 올해 주목받은 약물 가운데 하나다. 키선라가 허가를 받으며,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에 이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가 하나 더 늘었다. 키선라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를 기반으로 한 제한 기간 치료 요법을 사용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아밀로이드 플라크 표적 치료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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