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1.15 20:03최종 업데이트 19.01.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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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유족 대표 "저수가 문제 아닌 의료진 직업적 소명의식 결여가 가장 큰 문제"

"간호사·전공의·주치의 등 누구도 책임진다거나 미안하다는 사람 없어"

"심박수 이상 생겨도 의료진 만날 수 없었다…사망직전 CPR만으로 최선 다한 것인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가 사망했는데 책임진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간호사는 간호사이기 때문에, 전공의는 전공의이기 때문에, 주치의는 주치의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이 없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죽었는데 책임진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미안하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누구 하나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 없이 아이들의 사망 원인을 기저질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

언론보도로 보면 의료계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저수가로 이야기한다. 지난 일년동안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의료진들의 직업적 소명의식이 결여된 것을 가장 큰 문제로 느꼈다. 의료계가 이번 사건의 책임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들의 유족 대표인 조성철 대표가 1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증인신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검사, 의료진 변호인, 판사 등과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검사- 당시 환아들의 상태가 어떻게 된 것이었나.
 
아이가 새벽에 굉장히 안좋았다. 갑자기 아이에게 심정지가 왔다고 급히 오라고 했다. 위독하다고 했다. 그러다가 다행히 심박수가 돌아왔다고 했다. 심박수가 돌아왔지만 지속적으로 상황이 안좋아졌다. 다른 아이들이 더 안좋았다. 조00는 심박수가 돌아왔다고 해서 신경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심박수가 계속 널뛰기를 했다. 수치가 갑자기 200에서 20,30으로 떨어졌다 했다. 그런 상황에서 심정지가 왔다. 의료인들이 와서 2시간동안 CPR을 했을 것이다. 간호사가 했다가 의사가 했다. 00가 먼저 사망판정을 받았다. CPR을 멈추지 말라고 했다. 10시 10분경에 공식적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전 상태가 어땠나. 의료진에게 들었던 급박한 상황이 있었나.
 
가장 먼저 태어나서 작게 태어나고 위험했지만 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무게가 늘어나고 생각했다. 그 사이에 어떤 경고를 듣지 못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그 때 아이의 상태가 좀 더 좋아졌다. 배가 불러온 상태라서 수유 중단해서 상태가 호전돼서 다시 수유를 한다고 했다. 모유를 먹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사망 그 주가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때라고 생각한다.
 
-사망 전에 조00 상태가 좋아져서 인공호흡기를 입에서 코로 바꾼다는 이야기가 있었나.
 
가장 빨리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었는데 다음 단계대로 (현재 입에서)코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른다.
 
-담당 교수가 중간에 바뀐 것을 알고 있었나. 정식으로 안내를 받은 적이 있나.
 

11월 경으로 추정되는데 담당 교수 이름이 바뀌었다. 갑자기 고지도 없이 주치의가 바뀐다고 해서 질문을 했다. 간호사는 별 것 아니라고 했다. 공동주치의라는 개념은 형식적인 차원에서 거론된다고 했다. 별것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사건 이후 유가족 간 간담회가 있었는데 맞나.

맞다.

-당시 참석자는 누구인가.
 
모든 사람이 기억나진 않는데 원장, 사무부장, 병원 경영진 등이었다. 당시 경영진이 싹 바뀌었다. 유가족은 그냥 만날 수는 없고 병원이 사망 책임을 인정하면 만나겠다고 했다. 이것으로 1주일 이상 실랑이를 많이 했다. 상하의 책임이 명확하다는 문구를 넣지 않으면 못만나겠다고 했다. 병원이 패혈증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사과를 받으러 갔다.
 
그리고 조00 교수의 참석을 요구했다. 사건 다음날인 12월 17일 조 교수가 언론브리핑에서 4명의 아이들은 가장 위중한 상태의 아이라고 했다. 이는 유족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국민들 앞에서 이 아이들은 중환 아이들이었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뉘앙스의 발언이라고 생각했고 상처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서 상처를 받았다.
 
병원에서 곧 퇴원할 것이라고,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모들이 얼마나 심정이 안좋았겠나. 조00 교수보고 사과하라고 했는데 응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사과를 받은 것이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것은상호간에 어떤 의미로 이야기된 것인가.
 

아이들을 꼭 기억하겠다고 했다.
 
-병원측과 합의를 했다. 합의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언론과 인터뷰 하지 않는 조건이라고 했다. 합의조건과 관련해서 밝힐수 없는 것인가.
 
기사로만 봤을 때는 별도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대단한 조건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 것으로 보였다. 조건이라고는 없었다. 아이들을 추모하는 데 있었다. 유가족 중 한 분은 합의를 정말 반대했다.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완강한 유가족들을 설득하면서 합의했다. 지난해 6월부터 병원측과 만나기 시작했다. 사과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우면 비공개로 하겠다고 한다. 특히 조 교수는 모든 것을 다 떠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병원에 이야기했다. 그 때도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
 
의료진 변호인 -주치의가 어떻게 변경됐나.

처음에 000교수에서 000교수로 변경됐다.
 
-입원했을 때 3명이 계속 회진을 도는 것을 알고 있었나.


주치의는 오전 면회 때 아이의 상태를 설명했는데 요일마다 주치의가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조건이나 금액에 대해 설명한 것이 거의 없다. 어떤 조건으로 합의한 것인가.
 

합의금, 처음에 만난 자리에서부터 병원측은 어쨌든 합의금을 같이 정해서 가자고 했다. 금액을 논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사건의 원인을 좀 더 명확히 규명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나.
 

합의의 합도 꺼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사건의 원인이 밝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감사했다. 언론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
 
저희가 피해자인데 의료계 종사자들은 알지 못하면서 유족들이 나와서 설친다고 했다. 처음부터 누가 잘못했는지를 주장한 바가 없는데 너무 억울했다. 우리 아이가 적어도 미안하다는 말은 들어야하지 않았나. 이 아이에게 미안한 것은 고사하고 원망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다면 미안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좀 더 진정성있게 미안해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시도는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 쪽에서 말도 안되는 조건으로 제시하면 합의를 못할 수 있지만 일단 시도나 해보자고 했다. 큰 애하고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라도 스스로 다독이면서 합의하는게 맞다고 했다.
 
판사 –유족 대표로 역할을 했나.
 
모든 언론 인터뷰나 병원 측과 인터뷰 위임을 받고 상의를 하고 만났다.
 
합의 과정에서 설득도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원하지 않아도 병원과 유족들의 중간적인 위치에 놓일 수 있다.
 
-각자 입장이 다를텐데 합의 과정에서 유족들 사이에 다툼 같은 건 없었나.

각자 입장이 다 다르고 상황도 다르고 한데, 그렇게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위로하고 했다. 중점적으로 큰 갈등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무엇인가.
 
저는 의학 전문가도 아니고 법률 전문가도 아니다. 우리 아이를 위해, 마지막을 위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의료단체들이 성명을 내서 의료진 잘못 아니다라고 했다. 수가 문제, 관행, 시스템 문제 등의 문구가 꼭 들어갔다. 의료진들은 그동안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최후 변론에서도 아마 이런 말이 들어갈 것 같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심정지가 오고 사망판정이 오고 CPR을 한 데 있다. 이게 최선을 다했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은 의료진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전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 안 된다.
 
너무 가슴이 아픈 것 중에 하나가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던 16명 중에 13명이 로타바이러스에 걸렸다. 1명만 로타바이러스에 걸려도 난리인데 13명이 걸렸고 부모한테 고지도 안했다. 고지는 고사하고 어떤 아이들은 검사도 안했다. 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나. 당시 사건 당시인 16일, 같은 시간에 의료진보다 먼저 아이의 심박수가 200이 넘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빨리 의사를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도 만나지도 못했다.
 
아이가 사망했는데 책임진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간호사는 간호사이기 때문에 전공의는 전공의이기 때문에 주치의는 주치의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이 없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죽었는데 책임진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미안하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누구하나 미안하다고 했다면 이렇게까지 됐을까. 사망의 원인을 아이들의 기저질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
 
언론보도로 보면 모든 문제의 원인이 저수가로 말한다. 하지만 지난 일년동안 겪으면서 의료진들이 직업적 소명의식이 결여된 것을 가장 크게 느꼈다. 의료계가 이번 사건의 책임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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