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의학적 가치 발견한다
[기획 3] 루닛 백승욱 대표 인터뷰
의료영상 판독보조 AI '루닛 인사이트'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활용한 폐 질환 감별 외에도 병리학 영상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구글, IBM, MS 등 IT 거인들을 꺾고 1위를 차지한 의료영상처리학회(MICCAI)의 이미지인식 경연대회(TUPAC16대회)도 병리학 영상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달성한 성과다.
'논문이 최고의 마케팅'이란 생각을 가진 백승욱 대표는 "국제 대회 참석 외에도 논문 발표나 학회 활동들이 루닛이 글로벌하게 알려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히며, 임직원들로 하여금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딥러닝 의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에 대해 서베이한 논문에서 루닛의 솔루션이 많이 소개돼 도움이 됐고, 최근에는 한 대학병원과 함께 영상의학과 전문의 및 타 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판독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활용 여부에 따른 판독결과의 정확성을 비교한 흉부 엑스레이 영상의 임상수행평가(Observer Performance Test)를 진행해 함께 논문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가장 파트너쉽하고 싶은 AI"가 목표
루닛은 PACS 회사 혹은 의료영상 장비 회사와의 라이센싱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의료영상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중에 가장 파트너쉽 하고 싶은 솔루션이 되자'를 목표로 삼았다.
더불어 클라우드 업체와의 MOU를 통해 인공지능을 앱으로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루닛은 공동창업자가 6명인데, 카이스트(KAIST)에서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모여 딥러닝 스터디를 하다 창업한 케이스다.
실제 의학적인 측면에서 딥러닝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영상의학 전문의와 병리학 전문의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백승욱 대표를 중심으로 2013년 창업한 루닛은 2014년 가을부터 의료영상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착수해, 2015년에는 이미지넷(ImageNet)의 일반 물체 인식 대회인 'ILSVRC 2015'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해 5위를 달성하며 이름을 처음 알렸다.
탄탄한 기술력 덕분에 루닛은 케이큐브에서 받은 1억 원의 첫 투자금을 비롯해 팁스,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메이션 8,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약 60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받았다. 앞으로 한 차례 더 투자를 받을 계획에 있는데, 이번에는 해외 시장 진입을 대비해 다국적 투자 유치도 기대하고 있다.
딥러닝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 향상과 연결되기 때문에 루닛은 최소 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 병원과 함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는 제약이 있어 관련 분야 산업계에서는 관련 법 개정 등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승욱 대표는 인공지능 분야의 전문가로서 관련 분야의 의료 활용에 관한 토론회 등의 자리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그는 "현재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미국의 'HIPPA'와 같이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법적·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암 검진의 정확도 향상 등 공익적인 측면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줄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데이터의 활용에 앞서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우는 실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모은 의료영상 데이터를 일반인도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백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정부기금으로 만든 '암 영상 저장소(Cancer Imaging Archive)'를 통해 BCSC(유방암감독협회)가 임상시험을 통해 모은 의료용 유방영상데이터를 비식별화해 공개하는 등 온라인으로 일반인이 접속할 수 있게 해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공개된 상황이다.
그는 또 "미국은 데이터를 하나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 유방은 BCSC, 폐는 NLST, 전립선은 PLCO 등 분야별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얘기처럼, 한국에서도 한국적인 데이터베이스 만들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관련 데이터를 확보 및 공유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향후에는 정부가 민간 전문가와 함께 데이터의 보안 이슈 외에도 공익적인 차원에서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논의도 진전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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