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2.07 05:20최종 업데이트 19.02.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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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큰 병원이 작은 병원보다 사망률 11%↓ 근거 논문, 특정 질환에 국한·저자들도 한계 인정"

지역병원협의회·바른의료연구소 '의료이용지도 연구' 문제점 분석 ③엉터리 근거 논문

대한지역병원협의회와 바른의료연구소의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의 문제점 분석 및 관련 의료 정책들의 오류' 보고서를 순차적으로 발췌합니다. 이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의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 1차 보고서를 대한지역병원협의회로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바른의료연구소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는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300병상 이하 병원 퇴출 주장과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대 설립 및 공공의료 확충 정책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를 담고 있습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연구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정부 정책의 학문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병상총량제와 공공의료 확대 정책은 그 자체로도 많은 부작용과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순 서-

①의료이용지도 연구는 분석에 이용한 데이터부터 오류투성이이며, 분석 과정에서도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②의료이용지도 연구는 병상총량제를 통한 병상 수 제한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계획된 연구이다.
③의료이용지도 연구에서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유무의 강조를 위해 인용한 Naleef Fareed의 논문은 내용상 이 연구와 부합하지 않는다.  
④입원 의료의 질을 평가할 때 사망률만을 가지고 평가하면 잘못된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다양한 평가 기준이 있어야 한다.
⑤정부가 추진하는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의 퇴출 및 기능변경 정책은 학문적으로 근거가 없고, 심각한 역효과가 이전부터 우려되어 왔다.
⑥정부가 추진하려는 커뮤니티케어와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의 퇴출 및 기능변경 정책은 상호 모순된다. 
⑦공공의전원 설립이나 공공병원 추가 설립 등의 공공의료 강화 정책은 무리한 포퓰리즘 정책이다.
⑧민간에서 의료를 90% 이상 제공하면서 만들어진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의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현재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발전해 나가는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⑨결론: 선진국 베끼기식 사회주의 의료시스템 고착화 정책 아닌 대한민국 의료현실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이용지도 연구에서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유무의 강조를 위해 인용한 논문은 내용상 이 연구와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논문에서 저자들은 규모가 큰 병원이 작은 병원보다 11% 정도 사망률이 낮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이를 일반화시킬 수도 없고, 지역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적용”이라고 했다.  또한 "논문의 세부 내용에서 병원 규모별로 사망률의 차이 자체가 미미하고, 저자들도 이를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규모별 사망률 차이 논문, 500병상 이상 병원 유무 차이로 둔갑 

의료이용지도 연구에 사용한 Naleef Fareed 논문은 병원 규모별로 단순히 사망률의 차이를 보기 위한 것이며, 이를 지역적 범위로 확대할 수 없고 적정 병상 규모의 기준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의료이용지도 연구에서는 지역의 의료자원 공급구조를 설명하는 지표로써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공급 여부’ 지표를 사용하고 있다. 연구소는 “의료이용지도 연구자들은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의료기관이 낮은 사망률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마치 학계의 정설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2012년 Naleef Fareed가 발표한 'Size matters: a meta-analysis on the impact of hospital size on patient mortality'라는 논문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 논문의 저자들은 규모가 큰 병원이 작은 병원보다 11% 정도 사망률이 낮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이를 일반화시킬 수도 없고, 지역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적용”이라며 "이 논문에서 메타분석 대상이 된 연구 논문들은 상당수 특정 질환이나 특정 수술에 국한해서 병원 규모별 사망률을 비교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는 “이 논문의 내용을 전체 급성기 질환으로 확대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메타분석 연구는 규모가 큰 병원과 작은 병원의 사망률을 비교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규모가 큰 병원이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비교하는 연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의료이용지도 연구에 인용될 만한 논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연구소는 “이 논문에는 큰 병원과 작은 병원을 가르는 명확한 병상 수 기준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 어느 정도의 병상 수가 많은 것이고 어느 정도가 적은 것인지 기준이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다”라며 “이 논문을 500 병상을 기준으로 지역별 의료 질의 차이를 비교하는 의료이용지도 연구에 인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규모별 사망률 차이 미미…연구자들도 한계 인정  

또한 Naleef Fareed 논문의 세부 내용에서 병원 규모별로 사망률의 차이 자체가 미미하고, 저자들도 이를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연구에서 인용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큰 병원의 사망률이 작은 병원의 사망률보다 11% 낮은 것으로 나왔다고 하지만 이는 위험요인을 보정한 사망률을 제시한 논문들과 보정하지 않은 논문들을 모두 포함시켜(pooling) 분석한 결과에서 나왔다”라며 “그러나 위험요인 보정 사망률을 제시한 논문들에 대한 세부분석에서는 8.3%(교차비 0.917)의 사망률 차이만 보여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었다”라고 했다.  

결국 "위험요인 보정 사망률을 기준으로 할 때는 큰 병원이 작은 병원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주장은 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 논문 말미에 저자들은 자신들 연구의 한계를 분명히 지적하고, 향후 이뤄질 연구에 도움을 주는 것에 의미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논문을 가지고 마치 큰 병원이 작은 병원보다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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