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2.07 07:33최종 업데이트 25.02.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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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AI 신약개발 협업 가속화…개발 속도·성공률 높이고, 적응증 확대 노린다

개발 효율성·경쟁력 강화 등 위해 파트너십 강화…협업 사례 160건 육박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기업이 신약개발의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면서, 관련 기업과의 협업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항암제·백신 개발과 적응증 확대까지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신약개발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AI를 활용하면 후보물질 탐색, 작용기전 예측, 임상시험 설계 등 전 주기에 걸쳐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제약사와 AI 신약개발 기업 간의 협업 및 공동연구 사례는 약 160건에 달한다. AI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30여 건, 임상1상 3건, 임상2상 준비 2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AI신약융합연구원은 "국내 3개 기업이 임상1상에 진입한 성과는 글로벌 선두 기업인 리커젼과 인실리코메디신의 임상2상 진입 성과에 뒤지지 않는 결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AI 기술로 항암제·백신 개발부터 적응증 확장까지

유한양행은 2022년 4월 파로스아이바이오와 협력해 AI 플랫폼을 활용한 항암신약 개발에 나섰다. 계약에 따라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KRAS 저해 선도물질과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유한양행은 해당 물질의 임상 개발을 진행한다.

KRAS는 종양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암 유발 유전자로, 돌연변이된 KRAS 단백질의 독특한 구조와 활성 매개체인 GRP와의 높은 친화력 등은 신약개발을 어렵게 한다. 이에 양사는 케미버스를 활용해 KRAS의 다양한 돌연변이를 저해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pan-KRAS 저해제를 개발한다.

보령은 2023년 2월 온코크로스의 AI 플랫폼 '랩터(RAPTOR) AI'를 활용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공동연구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랩터 AI는 약물의 최적 적응증을 찾아내는 AI신약개발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신약이나 이미 승인된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탐색하거나 병용치료 약물 조합 도출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양사는 기존 적응증 외에도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5월에는 JW중외제약이 온코크로스와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 항암·재생의학 분야 '퍼스트 인 클래스' 혁신신약 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랩터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존에 개발된 약물에 대한 최적의 적응증을 스크리닝하고, 새로운 타겟 질환을 탐색한다. 이후 해당 질환과 관련한 신약개발 가능성 등을 검증한다.

HK이노엔은 2023년 4월 에이인비와 협력해 세포유전자치료제(CAR-T, CAR-NK 등) 개발과 백신 개발을 위한 항원 디자인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AI 기술을 활용해 바이러스, 세균 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신규 항원을 설계하고, 팬데믹 대응을 위한 신속한 백신 개발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1월 유로파마와 함께 미국 내 합작사(JV)를 설립해 AI 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JV는 SK바이오팜의 뇌파 분석 AI 기술과 뇌파 측정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을 결합해 원격 뇌전증 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맞춤형 치료와 최적의 치료계획 수립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국내 제약사는 AI 기술을 통해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머크와 손잡은 '중외·대웅'…연구개발 기간 단축하고, 연구 자동화 실험실 구축

JW중외제약과 대웅제약은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협업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머크의 '신시아'(Synthia)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의 합성 과정과 연구 자동화에 집중한다. 대웅제약은 신시아와 'AMS'(Aldrich Market Select)를 결합해 후보물질 탐색부터 발굴, 검증까지 신약개발 전 주기를 포괄하는 전략을 취한다.

JW중외제약은 2023년 1월 AI 기반 신약 원료의약품 연구개발을 위해 머크와 손을 잡았다.

협약에 따라 머크는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화학물질 합성 방법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제시하는 AI 소프트웨어 신시아를 제공한다. 또한 머크의 주문합성연구소 'CS랩'(Custom Synthesis Lab)의 신규 물질 합성 노하우를 전수한다.

JW중외제약의 원료연구센터는 자체 신약 후보물질의 합성연구에 신시아를 활용해 연구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방침이다. 아울러 신시아가 제시한 합성 조건을 바탕으로 로봇이 24시간 원료합성하는 무인 자동화 실험실 환경을 구축한다.

대웅제약은 같은해 10월 머크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과 신약개발 전 주기 기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머크는 대웅제약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의 후보물질 합성 방법을 분석하고, 최적의 합성 경로를 제시해 연구 과정의 효율화를 지원한다. 이뿐 아니라 후보화합물 확보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합성과정 전반의 생산성도 높일 예정이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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