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2.11 05:39최종 업데이트 18.12.11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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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최소화한 유방 종양 수술법, 신의료기술 규제에 막혀…환자들은 어쩌나

[특별기고] 이상달 대한유방갑상선외과의사회 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학의 발전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이를 따라잡은 대한민국 의료는 세계 정상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보건행정 분야는 갖가지 규제 때문에 환자와 의사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외과의사들은 1990년대 초부터 시작한 복강경이라는 내시경을 통해 개복하지 않는 수술을 시작했고 이를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정부는 2004년 당시 이미 일반화됐던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허가되지 않은 수술이라며 해당 의사들을 불법수술 의사로 몰았다. 그리고 복강경기구 비용을 반환하라고 했다가 의사들의 반발로 중단됐다.

이후 복강경수술은 더욱  발전했다. 이제 웬만한 뱃속의 암은 개복 하지않고 복강경을 이용해 수술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를 더욱 발전시킨 로봇수술까지 진화해 요즘의 외과전공의들은 개복수술보다 복강경수술에 더 익숙해져 있을 정도다.

2000년대초부터 시행된 진공보조유방생검(일명 맘모톰)이라는 시술은 유방의 조직검사 장비로 시작해 웬만한 양성종양을 제거하는 장비로 진화했다. 유방 내 양성 종양을 칼을 대서 피부를 절개하는 대신 맘모톰이라는 장비를 이용해 작은 구멍으로 내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이 일반화되면서 유방 종양 수술을 할 때 생기는 흉터의 두려움을 해소했다.  

과거 의사들이 유방의 혹에 대해 조직검사를 권해도 환자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흉터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환자들은 정작 암이 더욱 진행된 후에 유방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지난 10여년간 맘모톰 장비로 흉터 없이 검사를 시행하면서 유방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은 90% 정도가 조기 유방암이었고 유방암은 세계 최고의 완치울을 보이고 있다.

유방외과 의사들은 많은 여성들에게 시술 비용의 부담없이 시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맘모톰을 이용한 수술법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를 신청했다.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하면 급여 또는 비급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절차가 생긴다. 하지만 신의료기술 승인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진공보조유방생검(맘모톰)이 신의료기술로 승인을 받지 못하면 임의비급여로 분류돼 불법의료로 간주된다. 유방 종양환자들은 과거의 방식대로 유방을 칼로 째는 외과적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환자가 흉터를 남기기 싫다는 이유로 혹을 몸 안에 지니고 여기에 따른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야만 한다. 물론 초음파검사나 부분적 조직검사로 어느 정도의 진단은 가능하다. 하지만 혹에 대한 조직검사를 했을 때 암이나 다른 진단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부는 이미 20년가까이 시행된 진공보조유방생검(맘모톰)이라는 의료시술에 대해 새삼스레 규제의 칼을 들기보다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의학적 결함이 없는 신의료기술에 대해선 전향적인 지원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은 우리 국민들을 위한 것이다. 
 
※칼럼(기고)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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