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2.16 07:06최종 업데이트 23.02.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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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향방 결정한 비대위원장 누가 맡나?…'집행부 우호적-강경투쟁' 인물 유력

이광래‧김동석·박명하·임현택 회장 등 하마평 거론…정부‧여당에 거부권 압력 행사할 제3 인물도 가능

 
지난 2020년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오는 18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벌써부터 비대위 구성과 위원장 선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등이다.
 
위원장의 성향에 따라 비대위의 간호법 저지를 위한 마지막 투쟁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위원장 선출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게 대다수의 견해다.
 
현 집행부와 일정 우호적 관계 유지하면서 강경 투쟁 가능해야
 
16일 메디게이트뉴스가 다수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비대위원장은 현 의협 집행부와 어느 정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강경 노선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집행부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의 경우, 지금까지 선례 상 예산 집행 등 회무 집행 과정에서 집행부와 갈등을 겪을 확률이 높다. 즉 예산 문제에서 발목이 잡혀 껍데기만 남은 비대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대위 예산은 집행부 상임이사회에서 의결해 결정된다.
 
또한 집행부 반대 인사가 집행부의 남은 1년 임기 동안 의료계 내 이슈를 선점하면서 의협회장의 레임덕을 부추기고 차기 의협회장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부 친 집행부 성향의 대의원들은 이필수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반면 비대위원장에게 강경 투쟁은 필수적인 덕목으로 거론된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던 현 집행부의 한계로 인해 비대위가 구성되는 만큼 강경 투쟁 노선이 확실하지 않다면 비대위의 정당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강경 투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대의원회 내부에서 힘을 받게 될 경우, 현 의협 집행부와 관계에 상관없이 강경파 인사가 비대위를 맡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광래 회장, 비대위 회무 연속성 장점…책임론은 변수
 
이런 점들을 고려해 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등이다. 이외 제3의 외부인사도 거론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공동 위원장이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우선 이광래 회장은 현재 간호법 저지 2기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현 의협 집행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대위 회무의 연속성을 가지고 빠르게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인천시의사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전국 단위 의사 회원들의 민의를 대변할 수 있다는 점도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다며 추천을 받았다.
 
다만 현재 비대위에서 간호법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부각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광래 회장은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비대위원장을 하고 있는데 내가 또 할 일이 있겠느냐"며 "잘 모르겠다. 아직 비대위가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벌써 비대위원장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성급한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박명하·임현택 회장 투쟁 노선 적합…김동석 회장도 하마평

김동석 회장은 현 집행부와 대척점에 서 있지 않으면서 강경 투쟁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21년 수술실 CCTV 설치 강제화 등을 규탄하면서 비대위를 구성하고 상설 의료악법투쟁체를 발족하자고 주장한 대표적인 투쟁파 인물이다.
 
이필수 회장의 협상 우선 원칙에 대해서도 김동석 회장은 적절한 반대 의견을 항상 피력해왔다.
 
수술실 CCTV 설치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 회장은 "의협 집행부는 대화로 해결하고자 하지만 투쟁은 양날의 검이다. 투쟁을 포기하고 대화만 할 수 없다. 투쟁이 뒷받침돼야 힘을 받아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 회장도 위원장 선출에 대해선 우려감을 먼저 토로했다. 그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탐낼 자리가 아니다. 고통 받는 자리고 독배다. 사명감 갖고 하실 분이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집행부 책임론이 보다 우세 여론으로 힘을 받게 될 경우엔 박명하, 임현택 회장이 비대위원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 비대위 구성 자체가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 이필수 회장 집행부에 대한 한계가 명확하다는 의견에 따라 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박명하, 임현택 회장이 위원장이 된다면 매우 강한 기조의 투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명하 회장은 최근 의협 부회장직을 자진 사퇴하면서 이필수 회장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사퇴를 알리는 글에서 박 회장은 "의협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역할의 한계를 느꼈다"고 전하면서 "향후 난국 타개를 위해 투쟁의 최일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현택 회장은 지난 의협 회장 선거에서 이필수 당시 후보와 경선 투표를 벌인 인물로 이필수 저격수로 불린다. 특히 임 회장이 최근 집행부 책임론을 가장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집행부 한계로 구성되는 비대위의 상징성에 부합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중립적 제3 인사도 거론…정호영 위원장 긍정적 평가 받아
 
이외 집행부에 중립적인 제3의 외부인사나 아예 의외의 인물이 비대위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때는 여당과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압력을 넣을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예론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거론된다. 그는 의협 정보의학전문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맡으며 의협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고 무엇보다 여당과 대통령실에 실질적인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하면서 여당과 대통령실에서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해당 사건도 무혐의가 났고 무게감도 있는 적당한 인사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의협 대의원 A씨는 "의료계 내 성향이 각자 다르고 현재 나오고 있는 주장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비대위가 구성되면 공동 위원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누가 됐든 현 집행부와 공조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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