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08 07:28최종 업데이트 23.03.08 07:28

제보

비만 단순 지방세포 과잉 아닌, 뇌·대사·면역 악영향…코로나 감염·중증도↑

메이요 윤창호 연구원 "고렙틴혈증, 인슐린 저항성 촉진, ACE2 발현 증가, 비정상 단백질 접합 등 특성 때문"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비만이 코로나19 감염시 중증도를 높이고 합병증 발병률, 사망률 증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는 비만의 렙틴 저항성에 의한 면역체계 조절, 인슐린 저항성 촉진, ACE2 발현 증가, 비정상 단백질 접합 등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메이요클리닉 윤창호 연구원은 최근 'COVID-19의 위험인자인 비만'을 주제로 한 한인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발열, 기침, 근육통, 피로를 유발하며, 고염증, 사이토카인 폭풍,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COVID 관련 응고병증(CAC)으로 발전할 수 있다.

중환자실에 도착하는 코로나19 중증환자 중 상당수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비만은 흡연, 고령,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과 함께 심각한 코로나 합병증·사망률 증가의 주요 위험 요소(risk factor)로 알려져 있다. 

윤 연구원은 "비만의 특징인 만성염증과 코로나 중증도 사이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임상 결과들이 있다. 코로나 입원환자의 BMI와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11개의 연구 중 10개의 연구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BMI 30이상) 환자는 더 심각한 질병 증상을 보였다"면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자는 복부지방(VAT)이 30% 더 높게 나타났고 피하지방 조직은 30% 더 낮게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외래환자에 비해 입원환자에서 BMI는 차이가 없었지만 복부지방 비율이 더 높았다고 부연했다.

때문에 코로나19 중증도와 비만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은 고위험군의 예방 전략을 발전시키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에 윤 연구원은 코로나19 질병 경과에 대한 비만의 대사, 면역 관련 결과에 중점을 두고,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의 결과로 비만과 주요 질병 합병증을 연결하는 잠재적 기전을 분석했다.

비만은 지난 50년간 전세계적으로 유병률이 폭증하고 있다. 이는 비전염성 질병 발병의 주요 위험인자로, 국제보건기구(WHO)는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한 지방축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단순 기관으로 알려져 있던 지방세포나 지방조직이 최근 중요한 내분비기관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사·염증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아디포카인(adipokine)이라는 사이토카인(cytokine) 유사 호르몬을 생성해 몸 전체에 영향을 준다. 특히 내장지방은 축적이 많지 않지만 전신 염증을 촉진하고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포도당, 지질 대사 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비대해진 지방세포는 종양괴사인자-알파(TNF-a), 인터루킨-6, 렙틴과 같은 여러 전 염증성 아디포카인을 생성한다. 고렙틴혈증은 중추성 렙틴 저항성을 유발해 식욕과 포만감 조절이 어렵고, 이외에도 만성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윤 연구원은 "우선 코로나바이러스가 안지오텐신전환효소 2(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에 결합해 표적세포로의  바이러스 진입이 촉진되는데, 소장, 신장, 심장 뿐 아니라 지방조직 또한 ACE2를 발현한다"며 "이로 인해 전염증성사이토카인에 의한 만성염증상태인 비만환자가 코로나 감염에 취약하고, 더욱이 지방조직이 바이러스를 저장하며 코로나바이러스와 ACE2의 결합으로 면역체계 기능에도 이상을 초래하면서 중증으로 가게 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몸에서 항세포 사멸 조절인자, 잘못 조립된 단백질 분해자 역할을 하는 포도당 조절 단백질(GRP78)의 기능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억제된다. 문제는 비만은 소포체 스트레스를 유발해 비정상적인 단백질 접합(UPR)이 일어나면, 저산소증, 활성산소종, 인슐린 저항성, 영양불균형으로 GRP78이 과발현되고 코로나바이러스와 결합해 숙주세포로의 진입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지방조직에서 과도한 지질 축적에 의해 인슐린 저항성이 촉진되면 저산소증과 염증을 유발하고, 전염증성사이토카인의 만성상승으로 코로나질병 경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전염증성사이토카인을 생성하는 M1 대식세포 TNF-a가 상승된 비만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더욱 커진다.

윤 연구원은 "비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만성 고렙틴혈증도 코로나19 질환을 악화시킨다"며 "고렙틴혈증은 만성적인 전염증 효과와 면역세포 기능 장애로 인한 면역반응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비만환자의 경우 감염이나 패혈증으로 인해 렙틴 수치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시에도 불균형 또는 과염증 반응이 발생할 위험을 더욱 증가시키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 감염은 폐 상피에서 사이토카인 신호 전달의 억제인자를 암호화하는 유전자(SOCS3)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며 "이 유전자는 염증의 핵심 조절인자이자 렙틴 신호 전달 경로에서의 억제자로, 증가된 SOCS3의 발현은 렙틴 신호를 더욱 손상시키고 비만 환자의 면역반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방세포로 증가된 ACE2, GRP78 등이 바이러스 진입을 증가시키고 면역체계가 적절한 면역반응을 제공할 수 없어 바이러스 제거 장애가 발생한다. 결국 전염증성 과잉 반응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할 수 있게 되고, 고렙틴혈증, 지방세포에 의한 기능장애로 혈전 형성, 출혈과 같은 위험을 증가시켜 사망률,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지방조직은  많은 활성물질을 방출해 뇌와 대사,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순한 지방세포의 과잉으로 정의할 수 없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비만을 비롯해 향후 중증도와 합병증의 원인을 파악해 효율적인 예방조치와 치료적 개입에 활용해야 한다"며 "질병 경과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공되지 않은 영양이 풍부한 식단, 고칼로리 음식 제한, 충분한 운동과 수면, 만성 정신-정서적 스트레스 피하기 등 건강한 생활방식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