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1.10 16:55최종 업데이트 20.11.1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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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각지대 민간병원에 공보의 늘리자?…공보의들 “근본 해결책 아니야”

의사확보 어려운 지역 의료공백 해소 차원 VS 공보의 제도 취지‧현실 역행

중소도시에 위치한 민간병원에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확대 배치하자는 법안이 나오자 당사자인 공보의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중소도시에 위치한 민간병원에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확대 배치하자는 법안이 나오자 당사자인 공보의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사확보가 어려운 지역의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자는 취지이지만 최근 공보의 수급 현실과 제도의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법안이라는 것이다.
 
시도지사 권한으로 중소도시 민간병원 공보의 배치 추가해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9일 농어촌 등 중소도시의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령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보건소와 보건지소, 공공보건의료연구기관, 군지역 및 의사확보가 어려운 중소도시의 민간병원 중 정부의 지원을 받는 병원에 공보의를 배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민간병원에만 공보의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문제라고 봤다. 이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중소도시의 민간병원의 경우 의사확보가 어려워 지역주민에게 의료혜택을 적절히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개정안은 제5조의2제1항제5호를 신설해 의사확보가 어려운 중소도시의 민간병원 중 시·도지사가 정하는 병원을 추가해 공보의를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원택 의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지방 중·소도시의 의료사각지대 문제가 발생했고 지역민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법 개정을 통해 적시적소에 의료인력을 배치 할 수 있도록해 의료 사각지대를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부족 문제, 근본 해결책 없는 개정안에 그칠 것

 
해당 법안이 나오자 당사자인 공보의들은 격분하고 나섰다. 공보의 제도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법안이라는 것이다. 특히 취약지 의료공백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늬만 해결책인 법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들의 해석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형갑 회장은 "현재는 시도지사가 일반병원을 지정한다고 해서 공보의가 배정될 수없는 상황이라며 "보건지소 공보의도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병원 TO(배치인원)를 늘리기 위해선 필요한 보건지소가 문을 닫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대응에 중점적으로 참여했던 공보의들은 보건소 등 보건기관에 근무했던 의사들"이라며 "민간병원 공보의는 특성상 이런 상황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즉 지난 10년동안 3300명이었던 공보의가 1800명으로 줄어들면서 민간병원 소속 공보의 TO가 9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다시 민간병원 공보의를 늘린다는 것이 제도 흐름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민간병원 공보의를 늘리게 되면 오히려 코로나19 등 감염병 상황에 긴급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의료 정책과 공보의 제도 취지에도 부적절하다.
 
김 회장은 "현재 공보의 배치 기준이 애매하다보니 지역이기주의로 귀결되는 상황이 많이 연출된다"며 "필요성이 감소했음에도 우리지역에 공보의가 있는 것이 이득이니 일단 신청하고 보는 곳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민간병원에 남아 있는 공보의들은 지역 필수응급실 등 운영을 위해 배치돼 있는데 그나마 응급실을 운영하는 민간병원도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응급의사로 공보의를 배정받아 수익사업에 활용하는 병원도 있다"고 전했다.
 
지역 의료공백에 대한 궁극적 해결책에 대해 김 회장은 "군 대체 복무라는 이유로 신분상 취약한 의사들을 활용하는 것 보다는 지방 의료기관들의 근무여건을 향상시키고 지원책을 높이는 방향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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