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징계 권한이 점점 더 막강해지는 변호사단체. 그에 비하면 의사들의 자율징계권 행사는 요원하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어 변호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재 변호사협회에 설치된 '법조윤리협의회'는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 또는 수사 의뢰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관련 사실을 조회하거나 자료 제출, 윤리협의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
이날 개정된 변호사법은 이 같은 사실 조회, 자료 제출 및 윤리협의회 출석 요구에 그치지 않고, 해당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등에 출입해 '현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법조윤리협의회의 현장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 또는 기피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법조윤리협의회는 변호사 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변호사 윤리 위반행위에 대한 대책, 변호사 징계개시 신청 또는 수사 의뢰 등을 하는 변호사 자율기구다.
여기에는 경력 10년 이상의 판사, 검사, 변호사, 법대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며, 위원장은 변호사협회 회장이 지명하거나 위촉한 위원 중에서 재적위원 과반수의 동의로 선출한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변호사협회가 직접 행사한다.
정부는 1993년 변호사협회가 변호사법을 위반한 변호사를 자율징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변호사협회는 변호사에게 결격사유가 있거나, 일정한 범법행위 전력이 있으면 협회 등록을 거부하거나 등록 취소할 수 있는데, 등록이 거부되거나 취소되면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다.
또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를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의 징계를 할 수도 있다.
법조윤리협의회가 변호사 사무실 등에 출입해 '현장조사'까지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은 변호사들의 자율징계권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의료계도 변호사처럼 자율징계권을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언제 실현될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다만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의료계가 초보적 수준의 자율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시행중이다.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은 의료법을 위반한 의사를 지역의사회가 적발하고, 징계안을 마련해 보건복지부에 징계를 요청하면 정부가 이를 집행하는 방식으로, 광주시의사회, 울산시의사회, 경기도의사회 등 3곳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변호사협회 수준의 자율징계권한을 의사협회에 위임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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