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9.22 08:27최종 업데이트 25.09.2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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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 “돈 되는 의료 AI, 병원 아닌 제약사에 있다”

박용민 팀장 “임상시험·PMS·디지털 바이오마커…제약사 '신약개발' 관련 계약이 수익성 돌파구”

LG AI연구원 박용민 AI사업팀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 인공지능(AI)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병원과 보험이 아닌 제약사들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LG AI연구원 박용민 AI사업팀장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HF 2025 디지털헬스케어 서밋에서 ‘돈이 되는 의료 인공지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팀장은 “AI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수익화가 유독 쉽지 않은 게 헬스케어 분야”라며 다양한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먼저 “헬스케어 AI 애플리케이션 시장 자체가 기술적∙재정적 장벽이 높지 않아 수많은 스타트업이 뛰어드는 카메라 앱 같은 분야”라고 진단했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라는 것이다.

"의료 AI 애플리케이션, 기술적 장벽 낮아 카메라 앱 시장 같은 '레드오션'"

박 팀장은 여기에 더해 보험 제도 하에서 신기술 개발에 대한 동기 부족, 병원 도입 과정에서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등이 헬스케어 기업들의 수익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기업, 기관들이 온 프레미스 형태를 주로 채택하고 있는 데 따른 한계도 지적했다. 각 기관이 자체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두는 온 프레미스 형태 하에선 각종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소프트웨어 사용에 투입할 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I 소프트웨어의 경우 코어 비즈니스가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했다. 박 팀장은 “코어 사업에 돈을 지불하는 데 익숙한 사용자 입장에선 AI 소프트웨어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다”며 “코어 비즈니스와 연결되지 못하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에 박 팀장은 LG AI연구원에 합류한 이후 당시 연구원이 개발 중이던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자동생성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고, 신약 개발 분야로 방향을 틀었다. 수익은 돈이 있는 곳에서 나온다는 판단하에 병원과 보험 대신 제약사로 눈을 돌린 것이다.

박 팀장은 “심정지 예측 AI의 경우 수가를 받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 병원으로 들어가면 고위험 환자를 조기 감지하는 용도로 활용되는데, 제약으로 넘어가면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안전성 모니터링, PMS(시판 후 조사)에 쓸 수 있게 되면 제약사와 계약이 가능해진다”며 “실제 중국에서 노바티스와 이런 사례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만성질환 관리도 병원으로 가면 건강검진센터나 가정의학과에서 진행하는데 사실 돈이 안 된다. 그것보단 제약사를 통해 프로젝트가 나가면 디지털 바이오마커나, 임상시험 환자의 실시간 모니터링용으로 많이 활용된다”며 “이쪽으로 집중하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돈 있는 곳에서 돈 나온다…흉부 엑스레이 판독서 신약 개발 분야로

박 팀장은 또 “모바일 기기 등으로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것도 병원, 검진센터, 개인 등 돈이 없는 곳에서 돈을 벌려고 하니 돈이 안 된다”며 “신약개발 쪽으로 가서 임상시험 환자들이 잘 준수하고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 쓰일 수 있다. 같은 기술로 시각을 바꾸면 훨씬 더 넓은 세계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 사업 모델로는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물질을 넘길 때 택하고 있는 성과 기반 계약 방식을 제안했다. 박 팀장은 “’제약사들이 해당 소프트웨어로 신약개발 성공할 경우 임상시험 각 단계마다 일정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이라며 “우리 연구원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박 팀장은 병리 분야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플랫폼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도메인에 특화된 큰 모델을 개발하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개별 용도에 맞는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LG AI연구원은 병리 관련 멀티모달 데이터를 모으고 환자의 데이터를 학습시켜서 서브타입에 대한 분류, 변이∙발현 예측, 결과 분석을 개별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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