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6.09 12:21최종 업데이트 22.06.0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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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대교수 정은경 전 질병청장 고소에 의료계 '부글부글'

충북의대 손현준 교수 방역패스 직권남용 등 혐의로 정 전 청장 등 고소...의료계 "주장 근거 맞지 않고 향후 방역정책 위축"

손현준 충북의대 교수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 전현직 방역 책임자 4명을 직권남용죄 등의 혐의로 8일 고소했다. 사진=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현직 의과대학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백신인권행동이 8일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과 관련 의료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백신인권행동 대표인 충북의대 손현준 교수는 전날 정 전 청장과 백경란 현 질병청장,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등 4명을 청주지검에 고소했다.

손 교수는 이들 4명을 직권남용죄∙직무유기죄∙배임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백신인권행동은 방역패스, 청소년 백신 접종 등에 반대하는 단체로 백신 미접종자, 백신 부작용 피해자 등이 회원이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에는 질병청 앞에서 청소년 백신접종을 반대하는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이날 청주지검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정 전 청장은 백신접종 1회만 하면 100% 효과가 있단 허위사실을 공개 발표했며, 손 사회전략반장은 의료계 우려를 무시하고 방역패스를 지속하겠단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백 청장은 질병청장 직을 승계한 자로 정책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죄를 물어야 한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소인 중 정은경과 김강립은 해외로 도주해 이들로부터 특혜를 입은 백신 제조사들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신속하게 출국금지 신청을 하고, 신병을 확보해 엄격하게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에서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전 부회장은 백신패스 정책에 문제가 있었단 것엔 동의한다면서도 손 교수의 주장 중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꼬집었다.

마 전 부회장은 “손 교수가 백신 제조사와 미국의 주장만 신봉하면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자체 조사와 판단 없이 방역정책을 밀어붙인 결과 무고한 피해자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백신제조사, 미국의 주장은 이미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란셋(Lancet) 등에 게재된 내용들이었고 다른 많은 나라들도 이걸 바탕으로 판단했다”며 “혈액에 항체만 형성할 뿐 상기도 점막에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아 예방 효과가 작다라고도 얘기했는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전 청장과 김강립 전 처장이 해외로 도주해 백신 제조사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란 대목은 소설”이라며 “이런 것을 발표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죄악이다. 화이자, 모더나가 뭐가 답답해서 이런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마 전 부회장은 “책임을 물을 번지 수도 잘못 찾았다. 문제를 제기하려면 오히려 중대본의 장인 국무총리, 더 나아가서는 전 대통령이나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고발 건이 향후 방역 정책을 위축시키고 의사들이 해당 분야로의 진출을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던 한 대학병원 교수는 “(고소를 당한 분들은) 방역 정책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낸 분들이다. 물론 피해를 입은 국민들도 있지만 고소, 고발을 통해 책임을 묻는 게 과연 정당한지 의문”이라며 “이런 방식은 향후에 소신에 기반한 정책을 펴는 데 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 접종 등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래에 찾아올 새로운 감염병 등에 대비해 어떻게 신뢰 회복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세대보건대학원 이훈상 교수 역시 분통을 터뜨렸다. 이 교수는 8일 SNS를 통해 “(정 전 청장이) 임상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평생을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헌신한 마지막 마무리가 고소 건으로 이어져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의사 후배들에게 공중보건을, 공직을 하라고 권유할 수 있겠느냐”며 “고소를 주도한 사람이 의사라는 사실이 더욱 어이가 없다. 의사, 교수라는 타이틀이 아깝다”고 손 교수를 비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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