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고혈압 환자 중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증후군, 만성콩팥병 등의 동반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들 질환은 서로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목표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잡고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천의대 정욱진 교수·연세원주의대 김장영 교수·한림의대 최성훈 교수·을지의대 유승기 교수 등은 지난 19일 열린 제76회 대한고혈압학회 개원의 및 전공의 연수강좌에서 동반질환 관리 방법을 소개하고, 한양의대 신진호 교수는 적정 일차목표 혈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가천의대 정욱진 교수는 "일반인에 비해 당뇨병환자에서 고혈압이 2배 많이 발견되며, 고혈압 환자 역시 당뇨병 발생이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당뇨병과 고혈압이 공존시 심혈관질환, 뇌졸중, 콩팥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140/85mmHg 미만으로 조절하면서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경우 130/80mmHg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당뇨병환자에서 고혈압 치료는 심뇌혈관 합병증 감소 효과가 있다"며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는 모든 고혈압약을 일차약제로 권고하되, 미세단백뇨나 단백뇨 동반시 신보호를 위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사용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고혈압 환자 중 이상지질혈증 유병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연세원주의대 김장영 교수는 "고혈압 환자 중 조절이 시급한 LDL-콜레스테롤 130mg/dL 이상인 환자가 68.3%며, 160mg/dL 이상인 환자도 56.6%에 달한다"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시 CHD(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진료지침에 따르면 LDL-C 130mg/dL 이상인 고혈압 환자에 스타틴을 사용시 수치가 50% 낮아지는 등 심뇌혈관 예방 효과가 뚜렷하다. 특히 아토르바스타틴은 단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임상적인 혜택을 보인다"며 "그러나 문제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조절률은 모두 유병자의 50% 미만에 그치며, 특히 이상지질혈증 조절률이 고혈압 보다 낮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교정과 약제 개입 등 효과적인 관리전략이 필요하다"며 "이 때 혈압강하와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예방하면서 복약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다제복합제(polypill)의 이점을 고려해 종합적인 치료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심평원 심사지침상 약물 처방이 6개 이상일 경우 제재를 당할 수 있는만큼, 복합 만성질환자들의 처방시 복용순응도는 물론 심평원 지침을 고려할 때도 복합제 이용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림의대 최성훈 교수는 협심증 동반 고혈압 관리방안을 소개했으며, 최 교수는 "치료약물로는 급성심근경색 후 1일~1개월 사이는 베타차단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ACE억제제도 유효하다. 이외의 다른 허혈성 심장질환에서는 모든 고혈압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증상이 있는 협심증에서는 베타차단제 와 칼슘차단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주의할 점은 좌심실 기능저하 환자에서 베라파밀, 딜티아젬 등의 칼슘차단제는 권고하지 않으며, 베타차단제의 경우 천식, 조절되지 않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이 있는 서맥환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적정한 심전도검사 또는 심박수 측정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을지의대 유승기 교수는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는 심뇌혈관 고위험군이므로 1기 고혈압단계부터 생활요법과 함께 약물요법을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서 생활요법은 나트륨 섭취를 하루 2g 미만으로 제한하고 중증도의 신체 활동을 주간 150분 이상 하는 것"이라며 "특히 알부민뇨가 동반된 만성콩팥병 환자의 혈압은 한국 지침상 140/90mmHg 미만이 목표지만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해야 하며, 알부민뇨 동반 환자에서 항고혈압약제는 ACE 억제제 또는 ARB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양의대 신진호 교수도 '일차목표로 130/80mmHg가 적절한가?'를 주제로 "현재 지침상 합병증 없는 고혈압은 140/90mmHg 미만이 목표다. 동반질환이 있다면 130/80mmHg 미만이 권고되고 있으나, 위험성에 대해 과도하게 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직까지 새로운 임상연구결과는 없으나 대부분 환자 진료실 밖에서 혈압이 높아지는 가면효과를 고려해 130/80mmHg 미만 목표 혈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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