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01 07:26최종 업데이트 20.12.01 07:26

제보

공장식 건강검진 건강관리협회, 연말 검진 폭발인데 거리두기 안지키고 타인 이메일로 결과 잘못 전송

검진 이용자들 제보 "최우수기관으로 평가해 믿고 방문했는데...검진기관 선택 무엇을 믿고 해야 하나"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건강관리협회가 수용 인원을 고려하지 않고 건강검진 예약을 받는 것도 모자라, 의사 진단·상담 없이 예방접종을 하고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해 다른 사람의 건강검진 결과를 송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건강관리협회(MEDICHECK)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 이용객 제보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기관평가 '최우수'등급을 받은 건협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무리한 공장식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검진정보를 잘못 전송해 개인의료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 = 건강관리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제보에 따르면 지난 11월 16일 오전 건협 서부지부 건물 안에는 마스크를 낀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도 거리두기 없이 다닥다닥 붙어앉아 자신의 번호키에 적힌 숫자가 불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방문 전 수차례 확인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검진을 운영 중이며 아직 연말이 되지 않아 독감예방접종 외에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예약 상담원 답변이 무색할 정도였다. 사람이 많다보니 검진이용객들은 빈자리 없이(옆자리 띄어앉기) 대기실에 앉아 있었고, 일부는 앉을 자리가 없어 서 있거나 간이 의자 등에 앉아 대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이날 검진을 받았는데, 많은 사람이 모이다보니 건보공단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기본 건강검진만 받아도 3시간이 넘게 소요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대기 없이 진행할 경우 30분~1시간이면 마칠 수 있는 검진이다.

더욱 문제는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대부분은 대기시간으로, 검진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은 되레 다른 기관 대비 짧았다는 점이다.

A제보자는 "평소 혈압을 자주 재고, 검진 오기 며칠 전에도 일반 의원을 방문해서도 혈압을 쟀다"면서 "그러나 건협에서는 안내원들의 지시에 따라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환경이어서 그런지 평소와 다른 수치가 나왔다. 잘못나온 것 같다고 했으나 말이 전달되지 않았는지 그냥 혈압기에서 나온 종이를 가져가 기록했고 결국 건강이상(고혈압전단계)이 나와 다시 검진을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엑스레이 촬영 역시 촬영실 문을 제대로 닫을 시간조차 없이 정신없이 진행됐고, 치과 검진은 작은 치과거울을 넣다 뺀 다음 수초만에 '이상 없음'을 알렸다. 또 다른 B제보자는 치과검진에 대해 "이럴줄 알았다면 평소 다니던 치과에 가서 자세하게 검진도 받고 스케일링도 받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성인 여성들은 기본 검진에 자궁경부암 검진이 포함돼 있는데, 이때 자궁경부암 등의 질병을 예방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oma Virus, HPV) 감염증 예방접종을 맞는 사람도 많다. 보통 산부인과에 가면 검진 또는 의사와의 상담 후 접종을 하는 것이 순서이며 건협 예약전화에서도 해당 순서를 안내했으나, 당일 사람이 몰리자 진단이나 상담 없이 예방접종을 투여하는 역순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A제보자는 "건협에 문의하자 '검진 후 접종시 또 몇시간 걸려 대기해야 할지 모른다. 기다릴 수 있으면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는 답변 뿐이어서 대부분 사람들은 역순 진행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건보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우수기관을 검색했고, 주변에 있는 건협 서부지부가 우수기관인 것을 보고 방문했다"면서 "방문 전 들어가본 건협 공식 블로그에서도 국가건강검진기관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등급으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또다시 확인했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증진병원 인증 획득, 우수내시경실 인증 등을 받았다는 내용도 봤다. 이를 믿고갔지만 너무 실망스러웠다. 대체 무엇을 확인하고 검진기관을 선택해야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수용가능한 인원 대비 많은 사람을 수용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이었다. 제보자가 2주 이상 검진 결과가 이메일로 들어오지 않아 검진센터 대표전화로 연락을 취하자, 상담원은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했다. 다시 보내겠다"는 답변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검진 결과서에는 이름, 생년월일은 물론 각종 개인 의료정보가 담겨 있는 기밀문서다. 건협측 메일에서도 '본 메일의 건강검진결과서를 본인의 허락없이 제3자가 열람할 경우 형법 제316조 비밀침해죄에 해당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본인 외에는 열람을 금합니다'라는 경고를 남겨놨다. 형법 외에도 개인의료정보 유출은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에 위반된다.
 
이에 대해 건협 측에 문의하자 건협 고객지원팀 조세연 팀장은 "검진 결과서 메일을 다른 곳으로 보내기는 했으나 수취거부돼 개인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팀장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근육주사기 때문에 검진을 받지 않고도 시행 가능하며, 큰 상관관계가 없다"면서 "거리두기 좌석을 배치하지 않은 것은 그 당시(11월 16일)는 다소 코로나 유행이 주춤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약접수했던 상담원과 검진 결과 메일 발송 직원 등이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상담원과 발송부서 등의 업무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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