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7.22 10:02최종 업데이트 24.07.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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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로 변화하는 신약개발 패러다임…시간·비용은 절감하고 성공률은 높인다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차세대 바이오 핵심기술: AI 기반 신약개발과 오가노이드 활용' 연수강좌 개최

대웅제약 AI 신약팀 신승우 팀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공지능(AI)은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중 하나인 시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제약업계의 AI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빅파마는 구글, 엔디비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과 협업하며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역시 다양한 AI 기업과 협업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회사 내 AI 신약센터도 구축했다.

이에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은 19일 '차세대 바이오 핵심기술: AI 기반 신약개발과 오가노이드 활용'을 주제로 연수강좌를 열었다.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은 능력 제고와 양성평등적 활용 지원을 통해 국가 생명과학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회일반 이익에 공여하기 위해 2001년 창립됐다.

포럼은 여성생명과학기술인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연구 기회를 제공한다. 이뿐 아니라 연구 성과에 대한 포상과 홍보, 여성과학기술인의 연구 네트워크 구축과 교류, 권익보호와 복지 증진 등을 통해 생명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백자현 회장은 "인공지능은 전 분야에 매우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도 올해 7개 과학 기술 중 하나로 언급했다"며 "AI 활용은 신약개발의 기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 정말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이와 더불어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하는,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는 전임상 플랫폼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며 "오가노이드로 대체하는 경우 비용과 소요기간이 절약돼 향후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배경에 이번 연수강좌를 준비했다"며 "이 자리가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의 교류와 토론장이 돼 네트워킹과 업무 역량의 전문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웅제약 신약센터 AI 신약팀 신승우 팀장은 대웅제약의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방법을 소개했다.

대웅제약은 ▲가상탐색(VS) ▲도킹 시뮬레이션 ▲분자 동역학 ▲ADME/T 예측 등 크게 4가지 단계를 통해 AI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가상탐색 단계에서는 가상으로 목표하는 단백질 등 타겟을 AI를 활용해 탐색한다. 여기에는 8억종의 화합물질 분자 모델 DB '다비드(DAVID)'가 활용된다. 8억종의 화합물질은 대웅제약이 신약연구를 통해 확보한 화합물질과 현재 신약개발에서 이용할 수 있는 화합물질의 결합체다.

가상탐색 단계를 통해 후보물질을 발견하면 도킹 시뮬레이션을 통해 목표하는 타겟과의 결합 가능성을 확인한다. 또 최적의 결합 구조를 예측·도출한다.

이후 분자 동역학 단계에서는 생체 내 최적의 분자 구조를 예측하고, 약의 결합 안정성 등을 검증한다. 마지막으로 약물의 독성과 흡수·대사·배출 등을 ADME/T 예측 단계를 통해 확인한다.

신 팀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신약을 개발할 경우 약 10~15년의 기간이 걸리고, 2~3조원이 소요된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지만, 성공률은 10% 미만으로 낮다. 하지만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할 경우 전임상 단계는 2년 만에 끝낼 수 있으며, 투입 비용은 7000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신 팀장은 "AI를 활용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작은 규모의 제약사도 신약개발을 할 수 있다"며 "AI 기술은 약물 디자인뿐 아니라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스크리닝까지 다 사용된다. 최근 중국의 인실리코 메디신은 신규 활성 화합물(HIT)을 46일 만에 발견했다. 대웅제약은 60일이 걸렸다. 상당히 빠른 기간 내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전민지 교수 발표자료 중 일부

고려대 의과대학 전민지 교수는 AI를 활용한 약물 스크리닝 사례를 소개했다. AI를 활용한 경우 스크리닝 대비 발굴 유효물질은 크게 증가했다.

전 교수는 "최근 다발성 경화증 약물을 스크리닝했다. 전통적인 스크리닝 방법을 이용해서 3개 정도 되는 후보물질 이미 찾았는데, 다른 후보물질이 또 있는지에 대한 확인 요청이 들어온 케이스다. 이에 3개의 유효물질을 가지고 다른 라이브러리에 있는 물질 중 유효성이 비슷한 모델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기존의 약물 스크리닝 방법을 활용한 경우 최종 유효물질을 도출하는 데까지 약 9개월이 소요됐다. 1차 스크리닝 완료 수량 760종 중 최종 도출된 유효물질은 2종으로 스크리닝 대비 유효물질 비율은 0.26%에 불과했다.

반면 전 교수의 약물 발굴 모델 'ReSimNet'을 활용한 경우에는 1517종 중 4종의 유효물질이 도출돼 스크리닝 대비 유효물질 발굴 비율은 14.29%로 집계됐다. 소요시간 역시 1개월로 대폭 단축됐다.

전 교수는 "과거에는 1조원  투자로 20~30개의 신약개발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1개의 신약개발을 완료하기도 어렵다"며 "AI를 활용하면 제약산업의 R&D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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