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5.14 22:38최종 업데이트 24.05.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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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비보다 싼 병원비 좋아했던 것 후회"…국민·환자들이 원하는 의료시스템은?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대국민 공모전 결과 발표…필수과 수가 인상·주치의제 도입 등 필요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모전 수상자들. 좌측부터 한상욱, 정현진, 임성은씨.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모텔비보다 싼 병원의 입원비가 경이롭기도 하고, 당연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지금의 나는 모텔비보다 (병원비가) 싸다고 좋아했던 그날의 나를 후회한다.”(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국회도서관 소희의실에서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는 비대위가 의대정원 논쟁을 끝내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올바른 한국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절차의 일환이다.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주제로 대국민 공모에서 선정된 내용들이 이날 소개됐다. 수상작에 담긴 내용들은 향후 의사 수 추계 논문에 반영될 예정이다.

필수의료 합당한 보상해야…주치의제 도입 필요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수상자들은 공통적으로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주치의 제도 도입 등을 요구했다. 이를 위한 건강보험료 인상과 경증 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 인상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현진 씨는 이날 공청회에서 자신이 일반 국민과 환자로서 경험했던 의료시스템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전했다. 특히 자녀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병원에 2박3일동안 입원했지만 병원비가 50만원도 나오지 않았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내 자녀가 태어난 산부인과는 폐원됐다. 산부인과는 24시간 분만 대기를 하고 큰 입원실을 운영하는데도 모텔비보다 싸게 운영됐기 때문일 것”이라며 “지금의 나는 모텔비보다 싸다고 좋아했던 그날의 나를 후회한다. 그날의 내가 모여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병원들을 폐원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당한 의료행위에 대한 소송 문제를 해결하고,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 또는 그런 치료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의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래야 의료의 문제가 정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상을 수상한 임성은 씨는 주요 해결방안 중 하나로 주치의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주치의제는 먼저 환자들이 어떤 병원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를 가이드하는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병원 쇼핑이나 약물 남용 등을 방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무분별하게 대학병원을 찾아가는 현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주치의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해당 질환에 대한 설명을 추가적으로 할 수 있다”며 “기존 진료이력이나 체질 등에 비춰 진료 의뢰 또는 다른 의료기관 이용을 추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기 등 경증질환은 본인 부담금 대폭 인상의사·환자 신뢰 회복 중요
 
우수상 수상자 한상욱 씨는 “정부의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는 절대로 우리나라 의료를 살릴 수 없다”며 “미래의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환자 본인부담금은 필수과와 정신과를 제외하고 반드시 많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감기같은 경증을 치료할 경우 본인부담금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올리고, 그 이상의 돈으로 소아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수가를 올려주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며 “그래서 병원들이 더 많은 필수과 의사들을 고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30대인 그는 “같은 세대로서 전공의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다. 이번 의료대란 이후 전공의들의 근무 시간도 일반 국민들처럼 주52시간으로 줄었으면 한다”고 전공의들을 향한 공감도 표했다.
 
이 외에도 수상자들은 의료계와 환자들의 소통과 신뢰 회복, 지방의료기관에 대한 정부의 투자, 일본 사례를 참고한 의대정원 추계 기구 마련 등을 제안했다.
 
서울의대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 실감하지 못했던 것, 내가 왜 이걸 몰랐을까 하는 걸 이번 공모를 보면서 느꼈다”며 “이런 모습이 모두 반영돼서 다같이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의료서비스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의대 방재승 전 비대위원장도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시스템에 공통적인 게 있더라. 주치의 제도, 경증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이용 자제를 골자로 한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인데 이건 의사들도 원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고 의사도 자긍심을 갖는 의료시스템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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