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소아안과 ‘1인 교수 체제’에 진로 불안…소아 진료∙검사 특성 반영한 보상 체계 마련 필요
충북대병원 안과 이기범 전공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만약 제가 이 길을 선택한다면 저도 교수님처럼 오랜 시간 혼자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충북대병원 안과 3년차 이기범 전공의는 21일 열린 대한소아청소년외과의사연합 2026 심포지엄에서 소아안과 진로를 둘러싼 고민을 털어놨다. 이 전공의는 열악한 인력 구조와 진료 현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이 전공의가 가장 먼저 강조한 문제는 소아안과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다.
그는 “소아안과는 다른 전공에 비해 개원가로 많이 나가는 분야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임의 이후 진로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불안하기 때문에 인력 충원을 많이 하는 다른 분야로 돌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굉장히 크다. 소아안과는 병원에 한 명만 있고 추가로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충북 지역은 교수님 한 명이 30년 동안 혼자 진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파트는 여러 교수들이 함께 상의할 수 있는데, 만약 내가 이 길을 선택한다면 나도 이렇게 오랜 시간 혼자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우선 앞선다”며 “정부가 소아외과계 파트 교수들의 인력 충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공의는 소아안과 진료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안과 검사는 환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해야 하는데, 소아 환자는 무섭거나 화가 나 울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눈을 감게 되고 억지로 눈을 뜨게 할 수도 없다”며 “수면제를 사용해 진정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눈이 위로 올라가 제대로 된 검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난감이나 숫자를 보여주면서 아이의 주의를 끌어 검사를 하고,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으면 잠시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검사를 시도한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돼도 검사가 되지 않으면 결국 보호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음에 다시 검사하도록 안내할 수밖에 없다. 검사가 수시간을 끌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진료비를 제대로 받을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을 옆에서 보면 소아안과에 관심을 가졌다가도 진료에 들어가는 시간과 전문성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진로를 포기하게 된다”며 “소아진정관리료와 같이 어린 연령에서 검사 난이도와 추가 인력, 시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소아의사의 진료와 검사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